삼겹살, 목살 등 인기 있는 돼지고기 부위의 가격을 낮추고, 앞·뒷다리살 등 잘 팔리지 않는 부위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 정부가 일반 정육점에서도 햄과 소시지를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정육점에서 돼지고기 뒷다리살 등으로 수제 햄·소시지 등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경우 삼겹살 등 인기부위의 소비량이 줄어들어, 삼겹살 가격이 최대 30% 이상 싸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서울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박재완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식육가공품 제조·유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돼지 사육두수는 지난 2010년말 구제역 파동 이전보다 약 6만 마리가 늘어난 994만 마리로 집계됐다. 사육두수가 늘어나며 최근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kg당 3046원까지 떨어지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삼겹살과 목살 등 소비자 선호부위는 국내 생산량이 모자라 수입까지 하는 반면, 앞·뒷다리 등 저지방부위는 판매가 시원치 않아 공급과잉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다.
실제로 판매가 부진한 저지방 부위의 경우 장기보관 비용까지 들어, 가뜩이나 비싼 삼겹살이나 목살 등 선호부위 가격에 비인기부위 보관비용까지 더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정육점에서도 수제 햄·소시지 등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등 비인기부위로 만든 식육가공품 소비를 촉진시키기로 했다.
우선 현재 정육점에서 햄·소시지 등을 만들어 판매하려면 현행법상 식육판매업 영업신고 외에 추가로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영업신고를 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있어 제도를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식육판매업 신고만으로도 식육가공품 제조 및 판매가 가능하도록 식육판매업 영업범위를 식육·가공품판매업으로 확대, 정육점에서 수제 햄과 소시지를 만들어 팔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다만 비위생적인 일부 정육점에서 햄과 소시지를 만들 경우 국민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어, 위생기준을 강화하고 식품안전 검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농식품부가 복지부, 식약청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위생기준을 만들고, 위생관리가 가능한 일정규모 이상의 정육점 등만 식육판매업자로 제한하기로 했다.
위생검사도 농식품부가 주관해 실시하되, 식중독 발생 등 식품안전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식약청과 공동으로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정육점의 수제 햄·소시지 제조 및 판매를 활성화할 경우 돼지고기 중 비인기부위의 소비량이 크게 늘어나 부위별 가격 차이가 줄어들고, 삼겹살 등 인기부위 가격은 지금보다 최대 30% 이상 싸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8.5% 가량인 햄·소시지 등 식육가공품 소비율이 일본 수준인 13.7%까지 상승할 경우 삼겹살·목살 등 선호부의 소비량이 23.9% 가량 감소하고, 가격도 현재의 68∼84%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또한 정육점 등에서 햄과 소시지를 만들 때 흑마늘, 인삼, 녹차 등 지역 특산물을 직접 첨가해 새로운 지역특화 상품으로 판매할 수도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