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는 예상외 부진에 '울상'
2분기 '어닝 쇼크'에 빠졌던 정유사들이 3분기에는 다소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업체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정유 3사의 3분기 실적을 요약하면 '불황에도 잘 나가는 에쓰오일', '예상외 부진에 충격에 빠진 GS칼텍스',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SK이노베이션'으로 표현된다.
업계에서 꼽은 3분기 최대 '뉴스메이커'는 단연 에쓰오일이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8% 증가한 5천18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1위인 SK와 GS의 영업이익이 20% 안팎의 감소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단연 돋보이는 실적이다.
특히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유사업 부문에서 2천3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천143억원에 그친 SK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정유 부문은 국내 최대 규모의 설비를 보유한 SK가 당연히 수위를 지키고 나머지 3개 업체가 2위 다툼을 한다는 인식이 강해 시장의 놀라움은 컸다.
이에 반해 GS는 예상을 벗어난 부진에 내부적으로 원인 분석에 나서는 등 후폭풍을 겪고 있다.
2분기 2천492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에서 3천23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22%나 줄었다.
정유 부문 영업이익이 715억원으로 다른 두 회사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이 뼈아프다. 에쓰오일과는 반대로 정유 부문의 침체가 전반적인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GS칼텍스가 기대했던 것보다 성적이 훨씬 좋지 않아 자체 원인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전체 영업이익이 6천487억원으로 역시 3분기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25%나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가운데 정유 부문의 영업이익은 16% 감소한 2천143억원이었다. GS보다는 낫지만 그렇다고 웃을 수도 없는 성적이다.
시장에서는 에쓰오일의 '나홀로 질주'보다는 오히려 SK와 GS의 부진을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7~9월 원유와 국제석유제품 가격이 올라 '정제마진'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고유가 덕에 정유사들이 호황을 누렸던 1분기보다 3분기의 정제마진이 오히려 더 좋았다"며 "그 정도 여건이라면 일시적으로나마 에쓰오일처럼 실적이 나와야 정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적 변동이 구조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일시적 이상 현상인지 판단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고도화 설비 비중이 달라 이익을 내는 '사이클'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번 실적이 특이한지 여부를 알려면 적어도 다음 분기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