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이 장기간 지속해온 스마트폰 특허분쟁을 끝내기 위해 중재절차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와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과 구글이 특허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구속력 있는 중재안 마련을 위한 문서를 교환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그동안 삼성전자는 물론 HTC, 구글의 자회사인 모토로라 등 안드로이드 진영을 상대로 특허 전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지난 11일(현지시간) HTC와 32개월간 벌여온 소송을 합의로 끝내면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구글은 애플에 문서를 통해 “특허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기를 원한다”면서 “개별 쟁점 보다는 관련된 모든 특허분쟁을 해결할 틀을 마련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위스콘신 주 메디슨 연방지방법원 바바라 B 크랩 판사는 지난 5일 애플 측이 "모토로라가 특허권을 남용해 표준특허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사용료를 요구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특허료는 특허권자가 정할 일"이라며 애플의 주장을 기각했다.
크랩 판사는 애플의 항소도 금지해 애플은 모토로라가 원하는 특허료를 지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었다. 이 자리에서 애플은 “모토로라와의 분쟁을 완전히 끝내기를 원하며 중재가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는 태도를 보인바 있다.
이번 중재는 표준특허에 한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확대해석은 금물이다. 다만 양측이 모든 특허분쟁을 일괄타결하기를 희망하고 있어 극적인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과의 특허 전쟁도 화해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애플과 구글이 모든 특허분쟁을 해결한다 하더라도 삼성전자에는 여전히 심각한 타격을 줄 가능성은 남아있다. 대만 HTC와의 화해과정에서 특허를 상호 공유하면서도 연간 3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특허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당 6달러에서 8달러는 엄청난 금액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563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고해 같은 금액으로 계산하면 최저 3억3780만 달러에서 최고 4억504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HTC와 삼성전자가 가진 특허가 다르기 때문에 꼭 이러한 금액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또 다른 문제는 디자인 특허에 대한 것이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디자인 특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판결들이 많기는 하지만 애플이 디자인 특허에 대한 주장을 철회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삼성이 디자인 특허에 대한 특허료를 지급하기도 쉽지 않다. 이미 대부분의 디자인을 변경한 마당에서 디자인 특허를 인정해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글과 애플이 표준특허에 대해 합의를 하더라도 애플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인 삼성전자와의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이 16일(현지시간) 미국법원에 애플과 HTC의 합의문 사본을 요청한 것은 합의에 이를 경우에 대비해 사전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볼수도 있다.
삼성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이면에는 이미 구글의 합의 시도가 전달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구글과 애플이 합의에 이른다면 남는 것은 삼성뿐이다. 대부분의 특허 싸움이 해결된 상황에서 삼성만 남는다면 지금까지 형성된 삼성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변할 수도 있어 삼성으로선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