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Tax Haven)'에 보다 엄격한 정의 적용
유럽연합(EU)이 다국적기업들의 세금탈루 행위를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
현지시간으로 18일 주요외신에 따르면 유럽 집행위원회(EC)는 상당수의 다국적기업들이 벨기에, 아일랜드 등과 같은 조세회피지역으로 수익을 빼돌려 합법적인 탈세를 감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권고안을 마련 중이며 내달 5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C가 내놓을 권고안은 27개 회원국 재무장관회의에서 승인돼야 채택된다.
관련 안에 따르면 EC는 조세피난처에 대해 더 엄격하게 정의한 EU 공동조항을 각국이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
투명성 결여 뿐만 아니라 세무 정보 교류를 거부하거나 비거주 기업들에만 특정 세제 혜택을 주는 국가 등을 대상으로 조세회피지역으로 규정토록 하고 있다. 또한 조세회피지역으로 지목 된 나라들과 기존에 체결한 이중과세 방지협정의 폐기 또는 적용 중지도 권고했다.
EC는 기업들이 국가별로 다른 세무법규들을 이용해 이익을 내는 일을 더 어렵게 하기 위한 조항도 만들었다.
관련 조항에는 상업적 목적이 아닌 세무 관리 목적으로 만든 기업들의 회계 처리 방식을 인정하지 않을 권한을 세무 당국에 주는 이른바 '보편적 오용 방지(general anti-abuse)' 조항을 각 회원국 법규에 포함시키는 방침이 담겨있다.
또한 '이중 비(非)과세'를 막기 위해 이중과세 방지 협정에 '협정 체결 상대 국가에서 과세된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조항을 삽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로 인해 아일랜드와 같이 과세 관련 조약과 관련 법규가 관대하고 '보편적 오용 방지' 장치가 상대적으로 약한 나라들이 기업들의 세금회피 통로로 이용되는 것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아일랜드,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은 유럽에서 운영되는 대부분의 미 다국적 기업의 근거지로, 지적 재산권 로열티가 조세피난처 버뮤다로 빼돌리는 중간기지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얼마전 구글은 영국에서 올린 매출 40억달러를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지사로 빼돌려 겨우 340만 파운드의 세금을 낸 것으로 파악됐고, 아마존 역시 영국 내 매출을 상대적으로 세금이 낮은 룩셈부르크 지사로 옮겨 세금을 교묘히 피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영국 의회는 이들 기업의 고위 관계자들을 불러 청문회를 여는 등 다국적기업들의 세금탈루 행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유럽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