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룰 전쟁터 된 文·安 TV토론(종합)

국회의원 정수 문제 놓고 '격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첫 TV토론은 그야말로 단일화 방식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전쟁터 같았다.

문 후보는 21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2012 후보 단일화 토론회에 참석해 "협상팀이 제안을 하면 서로 양보하면서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데 (안 후보 측 협상팀이) 처음 주장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첫 주제였던 정치 분야에서 아직도 교착상태에 빠진 단일화 방식 협상에 대해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문 후보는 "협상이 불만스러워도 양보를 해야, 국민들이 볼 때도 서로 위험부담을 나누었구나 생각한다"며 "그렇게 되면 국민들도 (정권교체에) 성공하겠구나 생각할텐데 협상에 변동이 없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안 후보는 "우리가 처음 제안에서 전혀 물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처음 제안한 것을 문 후보 측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해서 계속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의 신경전은 자유토론 때도 이뤄졌다. 문 후보는 "공론조사 대상자 모집 방식이 불공정하다고 했음에도 안 후보 측이 양보없이 있다가 지금 공론조사는 불가능하게 됐다"며 "가상대결도 마찬가지로 처음 주장한 것에서 전혀 변동이 없지 않느냐"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지금 굉장히 질문이 많다"고 어색한 웃음을 지은 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옛날 방식의 정치관행을 고쳐달라는 것"이라는 답변을 했다.

여론조사 문구를 놓고 벌이는 공방전에 뜬금없이 안 후보가 협상 중단을 선언했던 이유를 들고 나온 것이다.

안 후보는 "민주당은 조직이 있고 우리는 후원자 밖에 없어서 (공론조사 대상자를 그렇게 하자고) 했는데 이제 이것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가서 아쉽게 생각한다"며 "얼마 남지 않았지만 좋은 결론을 도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만 문 후보가 "내일 당장이라도 만나겠느냐. 협상팀은 협상팀대로 후보는 후보대로 투 트랙으로 가자"고 제안, 안 후보가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답해, 협상 타결 가능성을 열어놨다. 

'국회의원 정수' 놓고 신경전

새 정치 공동선언의 최대 쟁점이었던 '국회의원 정수' 문제를 가지고도 두 후보가 부딪쳤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주장하는 국회의원 정수 감축과 중앙당 축소 등에 대해 "정치가 잘못했다고 해서 그것을 축소시키고 위축시키는 것은 새 정치의 방향이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또 "우리가 국회의원 정수 조정으로 합의를 했는데 내 뜻은 지역구 의원을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자는 것이었고 안 후보는 정수를 줄이자고 해서 '조정'이란 표현을 쓴 것"이라며 "그런데 안 후보는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의미한 것이라고 발표해버렸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안 후보는 "새 정치 공동선언에 늘린다, 줄인다는 말이 없지 않느냐"라며 "새 정치 공동선언에서 국회의원을 늘리자고 했으면 국민들의 동의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安, 참여정부 시절 법인세 인하 '맹공'

안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단행됐던 법인세 인하와 출자총액제한제 무력화에 대해 맹공을 펼쳤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을 재임할 때 법인세가 2%p 인하됐고 출자총액제한제도 유명무실해졌다. 왜 이런 결정을 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문 후보는 "당시 난 민정수석이어서 관여하지 않았지만 법인세 인하는 당시 신자유주의 조류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법인세 인하 경쟁이 있었다"며 "법인세를 낮추는 것이 해외투자를 늘리고 해외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출총제 문제는 당시에 실효성이 없어서 완화가 된 것"이라며 "이제는 (재벌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탈해서 출총제를 부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 후보는 "참여정부가 엘리트 경제관료 모습을 보이지 않았느냐. 삼성과 관료 간에 결합이 이뤄지지 않았냐"고 공격했다.

이런 공격에 문 후보는 안 후보의 기존 순환출자 해소 유보 입장에 대해 재벌개혁 의지가 있냐고 맞섰고 계열분리명령제가 실효성이 없다고 따졌다.

안 후보는 경제민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고 계열분리명령제는 "삼성에서 빵집을 하지 않는 것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두 후보는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의 재원 문제, 남북관계 해결 방안, 제주해군기지 문제 등에 대한 공방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