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다 넘어져 사망한 경우 어떤 보험금을 탈 수 있을까?
51세 여성인 A씨는 모텔 욕실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변사사실확인원에는 ‘변사자가 모텔에 투숙 후 샤워를 하다가 넘어져 화장실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사망했다’고 기록되었다. 부검감정서의 사망원인은 ‘명확하지 않음’으로 표기되었다.
보험금 수익자들은 보험사측에 변사사실확인원의 기록과 같이 피보험자가 모텔 욕실에서 넘어져 사망하였고 사고 이전 특별한 지병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보험사는 부검감정서에서 사인을 불명으로 판단하고 있는 점을 들어 재해사망보험금 보다 낮은 일반사망보험금만 지급했다. 보험사측은 피보험자가 사망 당시 넘어져 있는 상태로 발견된 사실만 인정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넘어지는 사고를 원인으로 하여 사망한 것이라거나 욕실의 수증기 등에 의한 호흡곤란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위원회로 넘겨졌다. 금융감독원 분쟁분정위원회는 피보험자의 뒤꿈치에 비누가 묻어 있고 후두부에 광범위한 피하 출혈이 발견된 점 등을 감안해 목욕 중 넘어져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사망당시의 제반 상황 및 부검감정서 등을 감안할 때 피보험자가 샤워도중 화장실 바닥에 있던 비누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감정서에는 피보험자 양쪽 폐에 부종이 관찰되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피보험자의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을 살펴본 결과 폐부종을 일으킬 만한 특별한 지병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결론은 내렸다. 따라서 사망자의 폐부종은 외부로부터의 수분이 유입된데 따른 것으로 판단했다.
위원회는 또 피보험자 발견 당시의 상황을 보아 재해사로 결론지었다. 즉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는 상태에서 피보험자가 화장실 바닥에 누워있는 자세로 발견되었고 화장실 바닥에 세숫비누가 발뒷꿈치로 짖이겨진 채 발견되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평소 지병으로 인한 내부요인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았다.
샤워도중 화장실 바닥에 있던 비누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샤워기에서 나온 물이 호흡을 타고 폐로 유입되어 질식사에 이른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이 위원회의 결론이었다.
이처럼 피보험자가 사망할 경우에는 재해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할 것이냐 일반사망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보험금 지급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수익자들은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