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룰 협상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적합도와 지지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과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은 22일 하루를 온통 룰 협상 문제로 긴박한 시간을 보냈다.
문 후보 측이 전날 저녁 8시30분경 야권단일후보 적합도와 가상 양자대결을 50%씩 합산하는 방식의 절충안을 제시했고, 안 후보 측은 이를 거부했다.
이어 안 후보 측은 전날 밤 11시경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적합도가 아닌 지지도와 가상대결을 합산하는 방식의 여론조사 문구안을 제시한 것이다.
문 후보 측은 자정이 넘은 23일 오전 12시20분경 숙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얼핏 보면 야권단일후보로 마음에 드는 사람을 택하면 간단할 것 같은 여론조사인데도 적합도와 지지도가 무엇이길래 두 후보 측이 이토록 야밤을 긴박하게 보낸 것일까.
이유는 바로 두 후보의 강점이 다르다는데 있다.
적합도는 말 그대로 야권단일후보로 누가 적합하냐는 질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A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야권 후보로서 A후보가 적합한 인물이라고 느끼면 그 사람을 택하는 방식의 질문인 셈이다.
적합도는 대개 '누가 대통령 후보로 적합다고 보십니까?'라는 문구의 질문이다. 결국 국정운영 능력과 위기대처 능력 등을 전제로 물어보는 것이다.
반면 지지도는 '야권 단일후보로 누구를 지지하십니까?'라는 문구의 질문이다. 단순히 A와 B후보를 비교해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택하는 방식이다.
현재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문 후보는 국정운영 경험으로 적합도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안 후보는 지지도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실제 매일경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야권단일후보 적합도 면에서는 문 후보가 47.3%, 안 후보가 33.8%를 나타내고 있었다. 10%p 이상 차이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3일 기준 리서치앤리서치의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36.3%, 안 후보가 36.5%가 나왔다. 두 후보의 강점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조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의 최후 통첩이 달갑지 않으면서도 후보등록(25~26일) 전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지지도' 조사 제안을 숙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문 후보 측이 이 공을 받을 것이냐의 여부에 따라 단일화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날이 단일화의 최대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