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이 이번 대선 최고의 이슈로 떠오른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에 대해 외압이 아닌 기업 스스로의 자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불공정 하도급 관행,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한 경쟁을 막는 관행은 정부 차원에서 개선해야 하지만, 대·중소기업 상생발전을 위해 기업들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등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과도한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도 전했다.
신 차관은 23일 서울시 조선호텔에서 한국언론인협회가 주최한 '2012 지속가능경영 컨퍼런스'에 참석, 상생경영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갖고 이와 같이 밝혔다.
우선 신 차관은 저출산 고령화, 기후변화, 경제의 글로벌화 등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미래에도 공생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많은 전문가들이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지금까지의 중성장 추세를 이어나가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며 "기후변화는 자연재해, 에너지와 수자원 부족 등 환경 측면의 도전과제를 던지고 있고, 경제의 글로벌화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그는 "개별 기업이 눈앞의 성과와 보상만을 중시하던 산업화 시대의 패러다임을 계속하기는 어렵다"며 "과거의 빠른 성장과 성공만을 기억하는 성과주의나 일등주의를 넘어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이 최고의 품질로 공정하게 경쟁하면서 환경 경영, 사회 공헌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업 생태계 내의 다양한 조직들과 성공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고 공존공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 차관은 한국경제가 선진 자본주의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상생 경영이 필요하며, 정부도 공생발전·공정사회를 위한 정책 기조를 보다 확고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생발전과 상생은 정부 주도로 실현할 수 없으며, 경제민주화 또한 타율적인 외압에 따라 이뤄지기보다는 기업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차관은 "정부는 그동안 공생발전을 모토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러한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되고 더욱 확고해 질 것"이라며 "경제활력을 높이고 중소기업이나 서민 등 취약 부문도 함께 성장해 가는 경제를 계속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공정 하도급 관행이나 일감 몰아주기와 같이 힘의 우위를 남용해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제도나 관행은 바로 잡아야 한다"며 "다만 지나치게 법이나 제도에 치중해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에 비춰 우리 기업들을 지나치게 옭죔으로써 시장의 활력을 저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차관은 "법과 제도에 앞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강자와 약자가 서로 상생하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부의 압력으로 인한 타율적인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기업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