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0% 넘는 고령화 시대 맞아
저성장·저소득에 가계부채부담 확대
최근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로 인해 순이자마진(NIM)이 악화되며 은행업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고령화의 초입에 들어서는 5년 후가 더 걱정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26일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계부채와 은행업-5년후 심히 걱정된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은행업종의 중기 전망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은행업종은 상당히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규제 강화 및 공공재 역할에 대한 기대가 지속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러한 저금리와 저성장 체제를 극복할 돌파구를 단기적으로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그의 지적.
이 같은 판단의 근거는 은행의 수익 구조가 단기간에 변할 요인은 거의 부재하고 비은행부분에서 다른 수익원도 쉽지 않기 때문.
또 다른 돌파구로 해외진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의미있는 수익비중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이 나가지 않고서는 요원하다는 판단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결국 당분간 은행지주는 고만고만한 실적과 정부규제와 가계부채의 위기 가능성에 상당기간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가계부채의 위기가 심각성이 더해지는 5년 후라는 것이 그의 지적. 오는 2017년 60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서는 고령화를 맞게 되면 부동산 가격과 소비가 가장 걱정이 된다는 것.
그에 따르면 현재의 가계부채는 주택담보 대출비중이 가장 높고 부동산 담보대출과 자영업자 및 다중채무자 문제 등과 서로 얽혀 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부분은 정제권력을 잡고 있는 인구층이 가장 튼튼하고 정부의 재정건전도도 좋기 때문에 당장은 가계부채의 위협이 크지 않다는 것이 그의 판단.
하지만 그는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가 가져올 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대처능력 제고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개인들의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형태로 금융자산이 적어 은퇴와 더불어 유동화 욕구가 커질 것이며, 생산성이 낮고 소비에 연동된 서비스업 고용구조는 구조적으로 약점이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
당장은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기우일 수 있지만 고령화의 초입에 들어서는 5년 후에는 걱정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에 따르면 2012년 6월말 기준으로 개인의 금융부채는 현재 1121조4000억원이고, 가계부채(민간신용)는 922조원이다. 민간신용을 기준으로 보면 은행권 비중이 49.7%이고,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20.4%, 기타금융기관이 24.1%, 판매신용잔액이 6.4%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개인의 전월세 임대보증금에 대한 부채를 고려해 보증금 493조원을 합하면 가계부채가 1614조원으로 늘어난다.
가계부채의 우려의 시발점은 증가속도에서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대부분의 국가들이 가계부채를 디레버리지하면서 축소해 왔지만 한국은 지속 대출을 확대해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유지할 정도로 높다"며 "증가속도도 문제지만 비은행권 대출비중이 급속히 늘고 있는 점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은행권 대출이 연평균 5.7% 증가율을 보이는 가운데 비은행권 대출은 같은 기간 18.1%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고령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경제활동 인구비율이 점점 감소해 '저성장, 저소득 및 실업률 증가, 개인부채부담 증가'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금융자산이 적은 국내 개인은 은퇴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소비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는 자영업자 및 다중채무자와 부동산담보대출자에게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