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조약과 관련해 외국 또는 외국법인과의 분쟁으로 정부에서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할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추천을 받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민주통합당 김기준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론스타의 ISD(투자자-정부 간 소송) 제소의 경우처럼 정부관료와 대한민국의 이익이 상충될 소지가 있는 사안은 국회의 추천을 받은 변호사가 정부 관료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익을 위해 일 하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개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올해 초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매각대금을 챙겨 떠나는 길에 축포를 터뜨려 주던 금융관료들은 다른 사람들이 아닌, 10년 전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꽃길을 깔아주었던 바로 그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다시 론스타가 제기한 ISD소송의 주체가 된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법률 개정안을 통해 소송을 투명하게 진행함으로써 정부 관료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국가적 이익이 침해되는 사태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물론 소송대리인을 국회가 추천하는 변호사로 대체하는 것이 ISD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것을 알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사법주권을 무시하고 해외자본의 무차별적인 탐욕을 조장하는 ISD는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세금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시급하게 발의하는 법안이니만큼, ISD가 폐기되기 전까지 국가적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수십억달러(2조원대로 추정)를 물어내라며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투자자-정부 간 소송(ISD)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 22일 6개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해 론스타의 소송에 대비한다고 밝혔지만, ISD소송 국제중재신청서 공개에 대해 소송에 악용될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해 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