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납세자들의 고충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겠습니다."
30여년 경력의 베테랑 국세공무원 출신인 최용관 前 대한주정판매(주) 사장이 최근 세무대리인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의 지난날을 대변하듯 강남구 역삼동 그의 사무실에는 개업축하 화분들이 즐비하다.
30년 국세공무원로서 살아온 삶에 대해 그는 "보람있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경리장교 1기생인 그가 4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국세공무원으로 첫 발을 내디딘 것은 지난 1969년. 당시 회계사와 세무사 자격을 모두 취득한 그에게는 여러 가지 선택의 길이 주어졌었다.
그의 친구들 중 일부는 개업을 하거나 학업을 계속해 교수가 되기도 했지만 그는 국세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행정고시(6회)에 합격하여 공직에 입문한 그는 때론 浮沈을 겪기도 했지만 무난한 성격과 부지런한 근무자세로 비교적 평탄하게 공직생활을 하여 이사관에까지 올랐으며 1997년 국세청 징세심사국장을 끝으로 후진을 위해 용퇴했다. 그 후 1998년부터 금년 6월까지 대한주정판매㈜의 사장으로 재직 했다.
"세금이란 게 국가에서 재정수입을 조달하기 위해 납세자들에게 반대급부 없이 거두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세금을 내는 납세자들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이런 생각은 그가 광주세무서장, 광주청 징세조사국장, 서울청 직세국장, 광주·경인청장, 국세청 징세심사국장 등을 거치는 동안 시행한 정책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지난 1996년 납세자 권리보호의 일환으로 도입된 '과세전적부심사제도'는 대표적인 사례.
또 지난 1997년에는 재경부가 제정한 납세자권리헌장이 실무적으로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앞장서는 한편 국세청 재산세국장 시절에는 관리자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 양도세 계산 시스템인 '자동세액계산시스템'이 그의 소관 부서에서 최초로 개발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그의 용퇴 직후 시작된 '세정개혁'에 대한 그의 관심은 남다르다.
그는 "오늘날 정도세정이 거둔 성과 중 납세자에 대한 친절도 향상은 이전부터 '납세자와의 대화요령'이나 '전화요령'등의 교재와 교육을 통해 착실히 다져온 것에서부터 특히 콜센터와 같은 서비스 조직이 탄생하기까지 국세청 내부의 적지 않은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역담당제 폐지, 조직기구 축소, 인력축소 등 행정적 개혁이 이루어졌지만 실제로 개혁을 실천하고 있는 국세공무원에 대한 처우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개혁이 완성되기 위해선 '세무공무원법'이 제정돼 급여와 채용 문제까지 해결 돼야 할 것"이라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앞으로 납세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기장대리는 물론 심사·심판청구 업무를 할 계획인 그는 "납세자들이 억울한 세금을 내지 않도록 납세자와 세정당국을 잇는 가교 역할이 나의 임무"라며 "국세공무원으로서의 30년 경력을 밑거름 삼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회계사로서의 새로운 각오를 피력했다.
그는 "이제까지 저에게 애정과 성원을 보내줬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