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지지율 여전히 朴 앞서
與 "뜸 들이는 安 때문" vs 野 "단일화 효과, 반영안돼"
미지근하다. 이것이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선거 지원에 대한 정치권 일각의 평가였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원에 뜸을 들였던 안 전 후보가 지난 7일 부산에서 처음으로 선거 지원에 나섰지만 문 후보를 지원해달라는 직접적인 발언은 없었다.
첫 공동유세 장소였던 부산 서면 지하상가에서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의 시위로 인해 안 전 후보 지지자들과 극한 대립을 벌였지만 안 전 후보는 '새 정치'만 얘기할 뿐이었다.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의 손을 잡고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안 전 후보와 같이 왔다. 우리는 하나가 됐다"고 말한 것과는 대비됐다. 그 이후에 있었던 자갈치 시장에서의 유세도 마찬가지였다.
광화문 대첩이라고 불린 8일 유세 현장에도 안 전 후보는 나타나지 않았다. 8일 오후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문 후보가 한 두시간 차를 두고 같은 장소에서 유세를 벌인 만큼 양 진영은 최대한 세를 모으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그만큼 문 후보 측은 안 전 후보의 지원이 절실했지만 안 전 후보는 서울 대학로와 코엑스를 방문해 투표참여를 호소하는 등 따로 유세를 했다.
그런 안 전 후보가 9일에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부산에 이은 두 번째 공동유세 현장이었던 안산 산본역에서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직접 언급하며 호소했다.
안 전 후보는 그동안 자신의 선거 지원이 미지근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을 의식하듯 "내 후보직 사퇴로 야기된 신부동층에게 말한다. (내가) 문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선언은 없었지만 문 후보한테로 집결해달라"고 말한 것이다.
안 전 후보의 후보직 사퇴 이후, 신부동층은 약 10%p 늘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이 10%의 신부동층은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좀처럼 어디로 움직일지 마음을 못 정하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는 문 후보에게는 이 10%가 절실하다.
그동안 소극적 지지 유세 등의 모습을 보였던 안 전 후보가 전과 비교해 적극적으로 변한 것도 다 이 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JTBC와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51.1%, 문 후보는 42%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8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는 46%, 문 후보는 42%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 6일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돕겠다는 선언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임에도 문 후보가 박 후보에게 뒤지는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이런 조사결과가 단일화 효과를 반영하지 않은 채 나온 지지율이라고 보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의 미지근한 지원 유세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결국 열쇠는 안 전 후보의 '적극적'인 선거 지원 유세에 달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민주당은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젊은층에서 비교적 우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해 투표율 제고와 새 정치 실현 구호에 집중하고, 새누리당은 중산층 재건 등의 민생정부에 초점을 맞추고 유세를 진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