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학 본래 목적에 직접 사용되지 않는 경우 과세대상"
대학캠퍼스에서 상당히 떨어진 유흥가 밀집지역에 건물을 사들인 어느 대학교가 건물 일부에 실버센터 등을 설치한 뒤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료로 운영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면, 이곳 역시 대학본연의 비영리사업으로서 재산세 부담을 피할 수 있을까.
이 대학은 재산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실버센터 등은 교수 및 학생들에게 실습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교육사업 그 자체이며, 일반회원으로부터 받은 수강료는 실비보전 차원일 뿐 수익이 목표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전지방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김미리)가 백석대학교가 관할구청장을 상대로 낸 재산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과 관련, "대학 소유 부동산이 수익사업에 사용되거나 대학의 본래 목적에 직접 사용되지 않는 경우는 과세대상"이라는 판결을 내린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대전지법에 따르면 백석대학교는 지난 2008년 2월 캠퍼스에서 4.2㎞ 떨어진 상가, 모텔, 술집 등 유흥가가 밀집된 일반상업지구에 빌딩을 사들인 뒤, 부동산 임대업과 서비스업 사업자등록을 했다.
백석대학교는 이 빌딩에 대해 대부분 임대를 통한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었으며, 건물의 일부인 101∼102호엔 유소년스포츠센터 그리고 901엔 실버센터, 1101호엔 아동가족상담클리닉을 설치해 직접 운영했다는 것.
이에 대해 천안시 서북구청장은 지난 2009년 9월 백석대학교가 사들인 이 빌딩에 대해 2009년 귀속 재산세 2640만640원, 도시계획세 854만8450원, 지방교육세 528만120원 등 합계 4022만9210원의 지방세를 부과했다.
이 학교는 "유소년스포츠센터 등은 스포츠과학부 등의 교수 및 학생들에게 실습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하는 교육사업 그 자체"라며, 건물 전체에 부과된 지방세 4022만9210원 가운데 유소년스포츠센터 등이 자리한 부분에 해당하는 152만6280원은 억울하다는 입장.
백석대학교의 소송에 대해 대전지법은 "지방세법에서 공익사업이 목적인 비영리사업자가 그 사업에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은 재산세를 비과세하도록 하고 있다"며 "수익사업에 사용하거나 재산이 유료로 사용되는 경우는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재산세 비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수익사업에 해당하는지는 그 사업이 수익성을 가지거나, 수익을 목적으로 하면서 그 규모, 횟수, 태양 등에 비춰 사업활동으로 볼 수 있는 정도의 계속성과 반복성이 있는지 여부를 고려해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 입장.
법원은 특히 "비영리사업자가 부동산을 그 사업에 직접 사용하는지 아니면 수익사업에 사용하는 것인지는 비영리사업자의 사업목적과 취득목적 등을 고려해 그 실제의 사용관계를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선행판결"이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유소년스포츠센터는 지난 2009년 4월 태권도, 축구, 농구, 원어민 영어, 수영 5가지 수업을 개설해 5가지 종목에 모두 참여하는 주 5회반은 월 15만원, 주 1회반은 종목에 따라 월 5만원 또는 6만원의 수강료를 받았다는 것이 법원 설명.
특히 실버센터의 요양보호사교육원은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을 원하는 신규, 경력자, 자격증 소지자들로부터 20∼60만원을 받았고, 아동가족상담클리닉도 교육프로그램 과정별로 5∼24만원의 교육비를 받았다는 것이 법원의 지적이다.
이를 통해 2009년 3월부터 1년간 유소년스포츠센터 2633만5000원, 실버타운 1억3560만1280원, 아동가족상담클리닉 8537만2100원 총 2억4730만8380원의 운영수익을 올린 사실이 회계장부에 나타난다는 것이 법원 설명이다.
이와 관련 대전지법은 "유소년스포츠센터와 아동가족상담클리닉이 기본적으로 모두 유료로 운영되고 있고, 그 수강료가 다른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시설에 비해 특별히 저렴한 것도 아니다"고 꼬집었다.
법원은 특히 "실버센터 중 요양보호사교육원의 경우는 상당히 고가의 수강료를 받고 있으며, 실버타운은 전체적으로 연간 1억원 이상의 운영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지법은 결국 "이 사건 과세물건은 수익사업에 사용되는 경우이거나 원고의 사업목적에 직접 사용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참고 판례 : 대전지법2011구합9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