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지에서 땅콩보트를 타던 중 다른 보트와 부딪혀 사고를 당했을 때 교통재해로 인한 장해급여금을 받을 수 있을까?
대구에 사는 회사원 A씨는 유원지에서 땅콩보트를 타던 중 다른 보트와 충돌하는 사고로 좌측 고관절 운동 제한이라는 후유장애를 입었다.
A씨는 일요일에 땅콩보트를 타던 중 정박해 있는 보트와 충돌하는 사고로 후유장해 진단을 받았으므로 약관에 정한대로 휴일 교통재해 장해급여금 2900만원을 지급하라고 보험사에 요구했다.
해당 보험사는 피보험자가 탑승한 땅콩보트는 레저기구일 뿐 보험약관에 정한 교통수단이 아니므로 교통재해로 인한 장해급여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맞섰다. 땅콩보트는 명칭만 보트일 뿐 땅콩모양의 튜브를 모터보트나 제트스키에 줄로 연결하여 수면위로 끌고 가는 레저기구여서 일반적인 튜브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험약관에서 정한 ‘사람이나 물건을 운반하기 위한 것’에도 해당되지 않으므로 일반재해 장해급여금인 570만원을 지급함이 옳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사건은 금융감독위원회로 넘겨졌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사고발생 경위부터 파악해 보았다.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신청서상 작성된 ‘재해원인 및 발생사항’에 의하면 사고는 대구광역시에 소재한 공원 내 저수지에서 직원 야유회를 실시하는 도중 발생했다.
해당 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교통사고’는 주행 중의 교통기관의 충돌이나 접촉, 화재, 폭발, 도주 등으로 인하여 그 운행 중의 교통기관에 탑승하고 있지 아니한 피보험자가 입은 불의의 사고로 정의하고 있었다. 또한 운행 중인 교통기관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또는 승객으로서 개찰구를 갖는 교통기관의 승강장 구내에 있는 동안 피보험자가 입은 불의의 사고도 포함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었다.
교통기관은 본래 사람이나 물건을 운반하기 위한 것으로 기차, 자동차, 모노레일, 케이블카, 엘리베이터 등이 있다. 승용차, 버스, 화물자동차, 오토바이, 스쿠터, 자전거, 경운기 및 우마차 등 도로 위를 달리는 것과 항공기, 선박(요트, 모터보트, 보트 포함)등 하늘과 물위를 달리는 것 등이 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땅콩보트가 보험약관에 정한 ‘교통기관’에 해당하는 지의 여부였다. 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보트는 노를 젓거나 모터에 의하여 추진되는 서양식의 작은 배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신청인이 탑승한 땅콩보트는 자체동력을 이용하지 않고 모터보트에 로프로 연결되어 수면 위를 이끌려 가는 것이어서 물위에 떠 있기 위해 이용하는 튜브와 유사한 기구여서 교통재해분류표에서 정하고 있는 교통기관의 정의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또한 해당 보험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교통사고는 운행의 요건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자동차손해배상법에서 운행이라 함은 교통기관을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거나 관리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땅콩보트는 모터보트에 고정된 장치가 아닌데다 모터보트의 일부로 설치된 장치로도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점이 인정됐다. 이에 따라 교통기관의 운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사회통념상으로도 바나나보트처럼 튜브 모양에 따라 기구에 과일 모양을 딴 보트라는 이름을 사용한다고 하여 교통기관의 정의를 충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땅콩보트를 교통기관으로 보지 않은 보험회사의 판단에 하자가 없다고 보고 신청인의 조정신청을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