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신용카드 수수료가 오는 22일부터 오르는 가운데, 카드회사와 대형 가맹점 간 협상이 막판까지 타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영세 상인과 자영업 종사자들의 수수료 부담이 늘면서 사회적 문제로 커지자, 정부는 지난 7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하고, 9월부터 중소 가맹점 수수료를 우선 인하했다.
하지만 이달부터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 대형 및 일반 가맹점의 수수료가 인상되는 만큼 일부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통신 및 손해보험 업계의 반발이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일부 보험회사에서는 가입자 부담을 늘려 손실률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결국 금융 당국은 개정안대로 수수료 인상률을 적용하되, 추후 재협상을 한 뒤 소급 적용해 카드회사가 가맹점에 초과분을 다시 돌려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수수료 인상이 적용되는 대형 가맹점은 전체의 2.5%로, 카드회사들은 이미 한 달 전에 수수료 인상을 가맹점에 통지했지만 협상이 진척되지 못한 상황.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수익에 타격을 입는 만큼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78년 도입된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 체계는 35년 만에 전면 수정되면서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가 낮아지고,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가 높아졌다.
국세청 신고 기준 매출액이 연 2억원 미만인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는 현행 1.8%에서 1.5%로 낮아지고, 소액 결제가 빈번한 편의점, 슈퍼마켓 등의 수수료에는 상한선(2.7%)이 적용된다.
반면, 매출액이 연 5억원을 초과하는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는 평균 1.96%에서 2.02%로 높아지는데, 그동안 대형 가맹점들이 우월한 협상력을 바탕으로 카드회사에 낮은 수수료를 요구해왔던 점을 미뤄볼 때 재협상도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감독원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위반한 카드회사에 영업정지 3개월이나 과징금 5000만원 등을 부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