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경제민주화 후퇴"…개정 주장
의무휴업 3일→2일, 영업시간 제한도 2시간 줄어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골목상권이 몰락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1일 국회를 통과한 '유통법(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대형마트의 입장 위주로 마련돼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경실련은 2일 성명을 통해 "이번 유통법 개정안에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지정 등의 내용이 포함됐지만, 그 외는 지식경제위원회 안(案)보다 후퇴해 결과적으로 경제민주화에 역행한 조치"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대형마트의 영업제한 시간을 '자정~오전 10시'까지로 2시간 단축 ▲일요일을 포함한 공휴일에 월 2회 의무휴업 ▲사전입점 예고제 도입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 11월 국회 지경위가 영업제한 시간 오후 10시~오전 10시, 의무휴업일 월 3일 이내의 내용을 의결한 것에서 영업시간 제한은 2시간, 의무휴업일은 하루 줄어든 것이다.
경실련은 의무휴업일 지정에 대해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라는 유통법 개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에 지정해야 한다"면서 "현행보다 의무휴업일을 늘리고 공휴일 휴업을 강력하게 명시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 대형마트 영업제한 이후 골목상권 일평균 매출은 68.2만원으로 이전보다 8.3만원 증가한 반면, 영업제한 해제 후에는 57.3만원으로 줄어 대형마트의 영업제한 규제가 효과가 있음이 증명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지경위 안(案)보다 후퇴한 영업제한 시간 규정에 대해서는 "대형마트의 입장만을 고려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쟁점이었던 대형마트 등록제의 허가제 전환에 대해서도 사전입점 예고제 도입에 그친 것에 실효성을 제기했다.
경실련은 "전국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지금과 같은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은 대형마트의 공격적이며 무분별한 출점에 있다"면서 대형마트 입점 허가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경실련은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현재 대형마트의 무분별한 영업행태와 그에 따른 폐해를 분석해, 보다 근본적으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할 수 있는 법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