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장 출범' 문제없나…2~3일 후 인수위 출범도 불확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범이 해를 넘기게 되면서 '늑장 출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수위원 발표가 이르면 내일(3일) 있을 전망이었지만, 이 역시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2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늦어도 2~3일내에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대통령직 인수위 위원 임명은 필요한 절차를 밟기 위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며 "절차가 끝나는 대로 당선인이 임명할 것이고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절차'에 대해 "인수위원으로서의 적합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3일 후 인선이 최종이냐'는 질문에도 확실한 대답을 못한 채 "절차를 밟는 대로 임명된다. 추가될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그 부분까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공식일정을 갖지 않은 채 인수위원 검증 절차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역시 시일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때문에 박 당선인의 특유의 '철통 보안', '밀봉인사'로 인해 "인선 작업만 하다 끝나는 것 아니냐"는 뼈있는 농담까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논란 인사가 나올 경우, 그에 대한 해명으로 시간이 소요되면 제대로 된 인수인계에 차질을 빚게 될 수 있다.
■ 역대 인수위 중 가장 늦어…"인선만 하다 끝날라" = 정권 인수에 주어진 시간은 대선 다음날인 12월20일부터 취임 직전인 2월24일까지 67일간이다. 이제 박 당선인에게 정권인수기간은 54일만 남은 상태다.
인수위원 검증 및 임명 절차와 정권 인수 작업, 차기 내각과 청와대 인선 임명 등을 따져보면 그다지 긴 기간은 아니다.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더욱이 경제위기와 양극화 심화로 인해 '경제민주화', '복지' 등 이명박 정부의 성장정책과는 다른 차원의 정책들을 꾸려나갈 '박근혜 정부'라는 점에서 54일이 길다고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은 해가 바뀌기 전인 연말에 대통령직 인수위를 출범시켰다.
특히, IMF 외환위기 이후 역대 인수위는 기존 정부의 정책을 수렴, 조정하고 차기 정부의 정책방향을 다잡는데 공을 들여오면서 대선 후 일주일을 전후로 출범해왔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 때는 1997년 12월 26일에 인수위가 출범했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은 2002년 12월 30일 첫 인수위 공식회의를 열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역시 2007년 대선 일주일 후인 12월 26일 인수위를 공식 출범시켰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박 당선인의 인수위 출범이 더 늦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급할 거 없다" VS "인수기간 생각보다 짧아" = 이 같은 지적에 박 당선인 측은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정부에 이은 정권 연장이기 때문에 인수인계에 무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인수위에서는 박 당선인의 정책공약을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와의 정책적 차별성을 소화하면서 우선순위를 재배치하고 일의 완급을 조절하면 될 것"이라며 "따라서 역량을 갖춘 인사들로 인수위가 꾸려진다면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윤창중 대변인은 이에 대해 "그건 좀 더 지켜보자"고 핵심을 피해갔다.
한편, 이명박 정부 인수위를 지켜봤던 당 관계자는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긴 것 같아도 짧다"며 "인수위 인선에 걸리는 시간이 이렇게 길어지면 차기내각과 청와대 인선은 더 걸릴 가능성이 높고 청문회까지 마쳐야하는데 2월 24일까지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정권연장이어도 이명박 정부와 정책방향이 다르지 않느냐"며 "각 부처 업무파악도 쉽지 않은 일인데, 더 늦어지면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진 대통령리더십 연구센터 소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당선인에게는 대통령직 취임 전까지의 시간이 황금시간"이라며 "인수위 출범이 늦어지게 되면 새 정부에 대한 설계가 늦어지는 등 당선인으로서는 손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