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가 조만간 대변인을 공개 모집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개경쟁을 통해 선발되는 대변인 자리에 이미 내정자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무늬만' 공개 모집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008년 정부 기관에 개방형 직위 제도를 도입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경우 외부의 민간인도 시험에 응시해 임용될 수 있도록 했다.
공직 사회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려는 의도이지만, 사실상 형식적인 채용 절차만 이뤄지면서 이러한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병래 전 대변인이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재 이 자리는 공석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 정지원 전 금융서비스국장은 보직이 없는 상황이어서 명목상 본부 국장으로 직책이 유지되고 있다.
대변인 하마평에는 도규상 우정사업본부 단장이 오르내리는데, 기획재정부 감사관실 국고국 사무관, 청와대 대통령실 행정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 과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그동안 금융위 대변인에는 홍영만 금융위 상임위원을 비롯해 유재훈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진웅섭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이 맡았다.
이처럼 지난 2008년 금융위 출범 이후 대변인에 외부 민간인이 선발된 사례는 없었던 셈이다.
이는 대변인 자리가 금융위원장을 가장 측근에서 보좌하고,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하는 만큼 내부 출신이 업무 수행에 적격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공개경쟁 자리를 두고 금융위 내부 인사로만 채워지는 것이 공직 사회의 폐쇄적인 성격을 보여준다는 지적들도 적지 않다.
또 행정안전부의 개방형 직위 선발 규정에 따르면 금융위는 결원 발생 2개월 전 시험 계획을 수립하고, 임기 만료 2개월 전 모집 공고를 10일 동안 게재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위는 아직 대변인 모집 공고의 구체적인 시기조차 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새 정부 출범 시기인 만큼 인사가 늦춰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사가 진행 중인 시기적 상황을 감안하면 고위직 인사는 쉽지 않다"며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인사와 관련한 행정절차가 가급적 빨리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