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인터넷 쇼핑을 통한 직접 구매(해외 직구)가 인기를 끌면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수혜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해외 인터넷 쇼핑 규모는 6억4000만 달러(약 6869억12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49% 증가한 수준. 불경기로 소비 시장이 위축 되가는 상황에서 늘어나는 '해외 직구'는 주식시장에도 테마주를 형성하고 있다.
■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쇼핑 형태 변화 = 해외 직구는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먼저 시작됐다. 아기 용품의 경우 고가인 경우가 많은데 가격 대비 품질 만족도는 높지 못했다.
해외의 동일 제품이 국내에서 고가에 판매되다 보니 소비자들의 불만은 많을 수밖에 없는 것.
그래서 등장한 것이 해외 직접 구매다. 해외 직접 구매는 유아 용품에서 도서, 의류,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스마트 기기 등으로 최근 들어 종류가 확대되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가 유행처럼 번지는 이유는 그만큼 판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우선 인프라 기반이 확보됐다. 한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OECD 국가 중 최상위 수준이다.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의 증가도 해외 직접구매의 유행에 크게 기여했다.
또 원화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자 수입 단가가 내린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내국인 입장에서 동일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용에 대한 '장벽'도 낮아졌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구매 목록을 제출만 해도 통관이 가능한 금액은 200달러로 높아졌다. 면세되는 구매 금액이 높아지자 쇼핑 목록에서 선택의 폭도 넓어진 셈이다.
■ 소비재 기업 & 펀드에 주목할 필요성 = 대한민국의 소비 형태가 바뀌는 근본적 이유는 소비자들이 한층 '스마트'해졌기 때문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1인 가구, 부부 가구의 증가는 꼭 필요한 상품을 소량 구매하는 소비 스타일로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러한 소비 형태의 변화는 합리적 소비 트렌드 확산을 의미한다는 것이 오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올해 국내 경제는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8%로 낮아지는 등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지만, 합리적 소비문화가 확산될수록 기업의 입장에서는 낮은 비용으로 높은 만족을 제공할 수 있는 특정 제품들이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오 연구위원은 "합리적 소비 스타일이 전개되면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는 제품, 경쟁력 있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살아남게 된다. 수혜를 보는 기업은 성장의 열매를 딸 수 있는 기업으로 한정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투자 기회 중 소비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할 기업과 펀드를 선정해 제시한 바 있다.
해외의 경우 의류 브랜드 자라(Zara)로 유명한 스페인의 인디텍스(Inditex)나 노스페이스의 VF 등 글로벌 기업들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주식시장에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 셀트리온, CJ제일제당, GS리테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이 중국 등 신흥국가에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6개 종목 중 5개 주가는 최근 6개월 동안 플러스 성과를 기록했다.
단, 대형 마트 및 일부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우 모범 거래 기준이 확대되는 등 정책 리스크가 부각된 것은 단기적 악재가 될 전망이다.
오 연구위원은 "소비재 기업과 펀드는 중·장기 테마로 손색이 없지만, 정책 혹은 개별 기업 리스크로 단기적 등락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의 소비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시장 대비 알파 수익률이 가능할 것"이라고 추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