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장관급 복귀…'비대화·권력화' 지적
청와대 경호처가 5년만에 경호실로 재격상되면서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는 3실 9수석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윤창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은 25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을 비서실로 개편함에 따라 경호실을 비서실로부터 분리하고, 실장을 장관급으로 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경호실에서 경호처로 격하됐던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의 사기 강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5년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존 경호실의 위상을 경호처로 낮출 것을 결정하자, 경호실에서 반발에 나서기도 했다.
경호실 측은 "대통령실장 밑으로 경호실이 들어갈 수 없다. 경호실처장의 지휘권을 보장해 달라"며 조직 축소의 문제점을 담은 문건을 여야 의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따라서 경호처 직원들에게는 이같은 개편은 '정당한 지휘권의 회복'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수위가 당초 2실 9수석 체제로 '슬림화'하겠다던 청와대 조직개편안을 닷새만에 뒤집은데다, 이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이 없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조직 확대가 애초 당선인이 주장하던 '작은 청와대'는 커녕 권력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수위는 앞서 지난 21일 청와대 대통령실을 '비서실'로 되돌리고, 비서실·국가안보실 등 2실과 정무수석·민정수석·홍보수석·국정기획수석·경제수석·미래전략수석·교육문화수석·고용복지수석·외교안보수석 등 9수석으로 개편하겠는 청와대 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경호실이 되지만 정원은 늘지 않는다"면서 "경호처 업무 과중에 대한 요구사항을 당선이 수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차관이 장(長)일 때와 장관이 장일 때 구성원의 사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업무가 과중되더라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벌써부터 장관급 청와대 경호실이 권력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김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경호실을 비서실에서 분리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경호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대통령 경호 업무를 이렇게 강화해야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청와대의 권한을 줄이겠다고 밝혀왔는데, 오늘 인수위 발표는 이같은 약속과 괴리가 있는 것 같다"며 "청와대의 비대화 또는 다른 권력화를 초래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