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발암물질 초과 책상 7000조 공급
교육감이 측근 승진 위해 '근평' 부당 개입 '적발'
일선 학교의 책걸상에서 발암물질이 초과검출됐는데도 이를 뒤늦게 교체해 학생들이 2~10개월 동안 무방비로 노출됐던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감사원은 14일 지방교육행정 운영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각 교육청에서 관리·감독 부실로 발암물질이 검출된 핵상을 학교에 납품하거나, 교육감이 측근 승진을 위해 근무성적평정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비리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서 지난 2011년과 2012년에 포름알데히드 기준치가 초과된 책걸상 3200조와 3600조를 일선 학교에 납품했다가 뒤늦게 교체해 학생들이 2~10개월 동안 발암물질이 초과검출된 책걸상을 사용했다.
조달청 규정에 따르면 책걸상 납품 전 납품사는 품질관리단의 검사를 받고, 포름알데히드 방산량이 평균 0.5mg/L 이하가 돼야 한다.
그러나 경기도 A교육지원청 물품검수 담당자 B씨는 2012년 7월 조달청 품질검사가 완료되지 않은 책걸상 4070조를 15개 학교에 납품토록 지시했다.
B씨는 2개월 후 조달청 품질검사 결과, 포름알데히드 방산량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책상이 3700여개에 이른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후에야 불합격된 책상을 교체토록 했다.
경기도교육청 구매담당자 C씨는 2011년 임대형 민자사업(BTL)을 맺은 3개 초등학교에 책상을 공급하면서 품질적합성을 제때에 확인하지 않아, 기준치를 초과하는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책상 3219개를 공급했다.
한편 감사원은 교육감이 측근 등의 승진을 위해 근무성적평정(이하 근평)에 부당 개입하거나 인사담당자가 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인사비리도 적발했다.
D교육청에서는 지난 2011년 지방공무원 5급 근평을 하면서 교육감이 내정한 사람은 최상위 등급을 주고, 경쟁자들은 이유없이 최하위 등급으로 조정하는 방법으로 3명을 승진 임용하고 인사위원장인 부교육감은 이를 묵인하는 행태가 벌어졌다.
또다른 E교육감도 미리 승진대상자를 내정해 놓고 거기에 맞춰 근평을 하도록 인사담당자에게 지시하고, 이미 확정된 근평을 변경할 것을 지시하기까지 했다.
F교육감은 자신의 측근인 평교사를 교육연구관으로 임용하기 위해 인사관리기준을 고쳐 평교사를 교육정책연구소장으로 임용하는 인사를 조치했으며, G교육감은 유치원 원장 승진 과정에서 규정을 바꾸어 경력이 부족한 원감을 가장 먼저 승진시켰다.
감사원은 발암물질이 초과검출된 책걸상을 공급한 담당자 2명을 징계하고, 각 학교에 납품된 책걸상을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2013년 2월 4일까지 발암물질이 검출된 책상 3219개는 모두 교체가 완료됐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
감사원은 교육청의 인사비리에 대해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교육 관련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법령을 형해화시키는 등 인사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것"이라며, 교육감 2명 등 9명을 수사요청하고 부교육감 21명을 징계토록 했다.
더불어 감사원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근평에 부당 개입하거나 특정인을 위해 인사규정을 개정한 교육감에게 엄중 주의토록 하는 등 행정·형사적 책임을 엄격히 추궁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