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 임야 '편법증여' 의혹
황교안 법무장관 내정자, 병역면제 사유 등 논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3일 외교부, 국방부, 법무부, 교육부, 안전행정부, 문화부 등 6개 부처 장관 내정자를 전격 발표함에 따라 후보자 재산 및 병역 이행 문제 등의 인사 검증절차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특히 일부 후보자의 경우 편법증여, 병역문제 및 과거사 문제 등과 관련해 벌써부터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당선인 측은 김용준 전 총리후보자의 낙마(落馬)사태를 고려, 한층 강화된 내부검증을 거친 점을 들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전 검증단계에서 문제가 불거질 경우 또 다시 부실 검증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는 땅 매입 후 위장 명의등록을 통한 '증여세 회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내정자는 지난 2008년 공직자 재산신고 당시 경북 예천군 용문면 소재 21만㎡ 상당의 임야를 부인명의로 신고했는데, 실질 등기부등본 상에는 이 땅의 소유지분을 부인과 장남이 절반씩 소유한 것으로 돼 있어 위장등록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해당 토지의 매매일은 1986년인데 김 후보자 장남의 출생년도(1978년生)를 감안하면 8살에 대규모 임야를 매입한 셈이다.
사실상 토지매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누군가의 금전적인 지원을 통해 땅을 취득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대목. 만약 이 부분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위장명의에 따른 증여세 탈루 의혹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김 내정자는 "예천 땅은 장인이 사준 것"이라면서도 과거 재산공개 당시 장남 지분을 신고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빠졌다면 실수"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가 매입당시 8살, 9살에 불과했던 두 아들의 명의로 토지를 매입한 것에 대해 "손주들을 위해 장모가 사준 것"이라고 해명한 부분과 비슷한 맥락이다.
황교안 법무부장관 내정자는 석연치 않은 병역면제 사유가 의혹의 중심이다.
그는 사법시험에 합격(1981년)하기 직년 연도인 1980년 '만성담마진(두드러기성 질환)'으로 5급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황 내정자 측은 당시 치료를 위해 4년 가까이 진료를 받았으며, 정상적인 병역면제 처분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추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집중 추궁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남수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지난 2008년 교육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뒤, 작년 8월 부실대상판정을 받은 위덕대 총장으로 가게 된 배경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당시 불거졌던 자녀예금 증여세 문제와 더불어, 농림부 장관재직 시절인 2011년 전국적으로 3조원 상당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인 '구제역' 사태를 조기에 진화하지 못한 책임론이 재차 거론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참여정부 마지막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한 바 있던 윤병세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공직생활 뒤 대형로펌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 부분이,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차관직 사퇴 배경이 됐던 청와대 인사라인과의 갈등설이 회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들 병역문제 및 검찰직 퇴임 이후 로펌 고문변호사 당시 재산증식 문제로 이미 한 차례 혹독한 검증신고식을 마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일각에서 제기된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일부 시인했다.
정 후보자는 1988년 9월 1일 부산지검 동부지청 특수부장으로 발령당시 가족 모두 부산으로 이주했으나 정작 본인은 서울에 있는 누나 집으로 주민등록을 해서 위장전입 의혹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 측은 "주소지를 옮길 경우 국민주택 청약 1순위 자격을 잃을 수 있어 서울에 있는 누님 주소지로 이전했다"며 위장전입 문제를 일부 시인하면서도, 20년 넘게 한 집에서 살고 있다면서 부동산 투기가 아니라는 점을 강변했다.
인수위 내부적으로는 이 같은 고위직 후보자 의혹에 대해 이미 내부검증을 거쳐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다는 분위기지만, 미쳐 발견하지 못한 추가적인 의혹들에 대해선 경계심을 나타내며 여론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 등에 따르면 정 총리 후보자를 비롯 6개 부처 장관 내정자 등 그동안 지명된 내정자 7명의 재산규모는 1인당 평균 12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명박 정부 출범당시 장관 내정자 15명의 평균 재산과 비교해 1/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