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는 사회적 임금, 증세 통해 사회적 연대 이뤄야"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는 26일 '박근혜 정부'의 증세 불가 방침에 대해 "증세를 안 하고 정부 돈을 아껴서 (복지를)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 선대위원장으로 물망에 오르기도 한 송 교수는 이날 오전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이 주최한 공개특강에 참석, "각 세대에 대한 복지정책을 실행한다고 했을 때 재정 문제를 생각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증세를 하면 사회적으로 저항이 많다는 말이 있는데 당연히 '그렇다'"며 "세금 현상은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증세에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돈 많이 내는 사람은 (정부에) 책임을 요구하게 되고 따라서 세금이라고 하는 것은 '경제적인 부담'이지만 '사회적 연대'를 형성해 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세금은 사회적 연대를 형성해내는 굉장히 중요한 방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송 교수는 경실모 의원들을 향해 경제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끌어내는 것이 정치권의 역할임을 지적하고 일자리 창출 논의를 사회적 공론화로 확장시킬 것을 주문했다.
송 교수는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경제정책과 통치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라며 "일자리 창출은 경제적 개념이 아니라 일자리 문제를 통해 사회 문제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스웨덴의 '연대임금정책'을 예로 들었다.
그는 "지금의 스웨덴으로 만든 정책을 꼽으면 '연대임금정책'일 것"이라며 "스웨덴은 행위자(기업과 노동조합)들이 임금가이드 라인에 합의를 했지만, 우리 정치는 그런 게 없다"고 꼬집었다.
송 교수가 설명한 연금임금정책은 중소기업의 임금을 기준으로 대기업의 임금은 동결하거나 감축하고 중소기업이나 한계기업의 임금은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제도다.
그는 "(다만) 일부 경쟁력 없는 기업(한계기업)은 정책적으로 파산시켜버리고 임금조정이 가능한 기업은 살려주는 것"이라며 "대신 한계기업에서 파산된 노동자 50만 명을 정부에서 받아주는 게 필요하다. 1년간 고용보험으로 훈련시켜 직업교육을 하고 재취업을 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도 저렇게 했다. 금융위기에도 스웨덴과 독일이 버틴 이유"라며 "현재 우리나라 노동사무소가 100개가 있는데 이는 인구 50만 명에 하나 꼴이다. 현 정부부처의 핵심부처가 노동부와 복지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송 교수는 '복지'에 대해 "복지는 임금양보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며 "임금을 양보하면 기업의 고용능력이 늘어난다. 임금을 양보하는 대신 기업이 어려울 때 해고하지 마라, 고용 늘리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늘어난 경쟁력으로 기업은 세금을 더 내고 그 세금이 복지로 가는 순환구조"라며 "하지만, 우리는 이런 개념이 없다. 유럽의 복지는 기업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