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중점추진사항으로 선정한 보험민원감축에 대해 보험사들이 꼼수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소비자연맹(회장 김영선)은 금감원의 보험민원감축 주문에 대해 보험업계가 ‘불완전 판매 감축’이나 ‘보험설계사 교육 강화’ 등의 현실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고 민원제기를 어렵게 하는 방식을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금소연은 9일 생명보험협회가 금융당국의 민원감축 지시로 인해 블랙컨슈머와 보험사기가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데 이어 민원 제기를 어렵게 하여 민원건수를 줄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소연은 "생보협회가 금감원에 공인인증서를 사용해 접수된 것만 민원통계를 잡아 줄 것을 금감원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소비자의 민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생명보험협회는 인터넷 민원 제기는 반드시 공인인증서를 통한 본인확인을 거쳐 민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보험설계사가 제기하는 민원은 보험민원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생보협회의 입장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민원을 제기할 때 로그인 절차를 거치지 않도록 개선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홈페이지 로그인이 필요한 A보험사의 경우 올 상반기 전체 민원 중 862건, 2.9%만이 인터넷으로 접수된 반면, 별도의 로그인을 요구하지 않은 한 B은행은 전체 민원의 470건, 56%가 인터넷을 통해 접수된 것으로 확인 됐다.
금감원은 로그인과 공인인증 절차를 거쳐 민원을 제기하도록 할 경우 회원가입 및 공인인증서 발급 등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민원제기를 포기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소연 이기욱 금융국장은 “현재도 중복민원과 블랙컨슈머 민원은 민원건수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생명보험협회가 이를 이유로 민원제기 절차를 복잡하게 하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