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셀트리온 사태로 공매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공매도 자체에 대한 규제보다는 공매도 세력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원종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공매도 자체보다는 대부분 공매도와 연계한 불법행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공매도가 물론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지만 자본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가격발견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순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다"며 "공매도 자체를 직접적으로 규제하면 오히려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더 떨어진다고 보고 돈을 거는 투자의 일종이다. 최근 문제가 된 셀트리온 사태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공매도 세력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며 외국 기업에 셀트리온을 팔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이와 관련 원 조사관은 "공매도를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을 사냥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예"라고 단언했다.
이어 "경기 하강기에 공매도까지 몰리면 시장은 더 위축되고 투자자들은 더 민감해져 기업의 본질가치는 잊은 채 불건전한 공매도 세력에 휩쓸려 시장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 조사관은 금융위가 추진 중인 공매도 공시제도를 적극 찬성하고 나섰다.
금융위는 최근 셀트리온 사태로 불거진 공매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공매도 공시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그는 "공매도와 관련된 공시를 보다 신속하고 투명하게 해야 한다"며 "종목별, 투자주체별 공매도 및 대차거래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공매도가 주식시장의 유동성 증가와 가격결정의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매도를 실시한 이후 주식을 사후에 빌리는 행위를 강력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원 조사관은 "국내에서는 차입(대차) 주식에 대한 공매도만 허용돼 있지만, 매도 주문 당시 차입계약 없이 매도가 체결된 이후 결제일 직전에 차입하는 경우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경우 역시 커버드 숏셀링(covered short selling·빌려온 주식 공매도)이 아닌 국내에서는 금지된 네이키드 숏셀링(naked short selling·없는 주식을 미리 파는 공매도)이 돼 이에 대한 규제가 보다 강하게 이뤄질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