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금융의 장기간 이어져 온 이장호 회장의 집권 체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이장호 회장의 12년간 장기집권 체제 폐해 문제를 제기하며 퇴진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
5일 금감원은 종합검사 결과에서 이 회장이 금융위원회의 허가 없이 리스크관리위원장 등 계열사의 요직을 겸임해온 사실을 지적하는 등 장기집권체제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이장호 회장은 지난 2001년 3월 부산은행 임원으로 선임됐으며 2006년 이후 7년간 부산은행 및 BS금융의 최고경영자로 군림해왔다. 이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9개월 가량 남아있는 상황.
하지만 BS금융은 현재 제대로 된 CEO 승계프로그램조차 없어 임기가 끝나더라도 자연스럽게 연임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금감원이 이 회장에게 퇴진요구를 직접 요구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금융사의 CEO 퇴진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보일 경우 금감원에 불어올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지주사 회장에 대한 퇴진 요구는 제재 중 '해임 권고'에 해당하는데 이는 금융위원장이 의결권을 갖고있다. 또 일반적으로 주의나 경고 등 경징계는 금감원장이 승인하지만 과태료나 해임 권고 등 중징계는 금융위가 권한을 갖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정부 관료(금융위)의 의중이 반영돼 비공식적으로 퇴진을 요구할 수는 있으나 나중에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금융당국이)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BS금융지주는 조만간 경남은행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 확실시 돼 오던 터라 지방은행 업계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퇴진압박을 받고 있는 이 회장의 고민이 복잡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회장이 금융당국의 퇴진 압박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그 전제로 '경남은행 인수문제 마무리'를 내 건 것은 향후 경남은행을 둘러싼 지방은행간 경쟁구도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가 자회사인 경남·광주은행을 분리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BS·DGB금융 및 경상남도의 삼파전이 예상되고 있는데 일부 시중은행들이 지방 영업력 확대를 위해 인수전에 뛰어 들 경우 판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경남은행의 인수 비용은 최소 1조원에서 최대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 지방은행들이 속속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몸집 불리기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이 회장에 대한 퇴진 압박은 당분간 BS금융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