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노후 생활을 위한 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자, 정부가 퇴직연금 의무화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은퇴 후 급여를 받는 연금제도는 '국민연금·개인연금·퇴직연금' 순으로 도입됐으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을 위주로 이용되면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9일 정부 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의무화를 위해 학계 및 금융계 전문가들이 연구를 진행중이다.
퇴직연금은 지난 2005년 시행, 기업들이 근로자의 퇴직금을 금융회사에 맡기고 은퇴 후 연금 형태로 지급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 위주로 가입하는데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사실상 퇴직연금 제도에서 소외돼있는 실정.
정부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개정,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들이 의무적으로 퇴직연금에 가입하도록 했으나 기존의 사업장은 예외이다.
정부 당국 한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들이 퇴직연금 의무화를 논의하고 있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며 "호주 등 선진국들은 가입을 강제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들 입장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최근 연금팀을 새로 신설, 연금제도 전반을 활성화시키려고 노력중이다.
신제윤 위원장이 직접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도입한지 10년이 채 안 돼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연금팀 신설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퇴직연금 시장은 지난 8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해, 현재 금융회사에 70조원 규모의 적립금이 쌓여있다.
하지만 기업을 유치하려는 금융회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출을 빌미로 퇴직연금 가입을 강요하는 구속성예금(꺾기)이 횡행하고, 저금리로 운용 수익률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어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을 활성화하기에 앞서 금융회사 단속을 강화하고 제도가 바람직하게 발전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