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태'발언 수세 딛고 정국주도권 확보 주력
홍익표 의원의 이른바 '귀태(鬼胎) 발언' 논란을 수습한 민주당은 일단 급한 불을 껐다며 안도하고 있지만 정국주도권을 찾아오기 위한 고민은 여전히 깊다.
현 정국에서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선 민주당으로선 의욕을 갖고 추진한 국정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 특위의 활동을 본 궤도에 올려놓는 게 급선무로 꼽힌다.
민주당은 국정원 국조에 대한 여당의 합의를 끌어내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김현 진선미 의원을 특위 위원에서 배제하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을 정면돌파하지 못하는 바람에 벌써 2주일째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일각에선 벌써부터 '개점휴업'으로 끝나 버린 '민간인 사찰 국정조사'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앞서 진행된 공공의료 국정조사 특위 활동과 가계부채 청문회 등이 당초 예상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용두사미'로 끝나면서 당내에선 국조나 청문회에 대한 피로감 속에 회의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귀태 발언' 논란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터져지면서 당 지도부의 리더십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쇠가 달궈졌을 때 내려치는 대장장이의 지혜! 왜 민주당은 식었을 때야 내려치나?"라면서 '귀태 발언' 논란이나 국정원 국조 대응에서 보여준 당 지도부의 태도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도자는 때로는 신속, 잔인한 결정을 해야 합니다"라고 주문했다.
새누리당이 '특위위원 배제'를 주장하면서 결과적으로 국정원 국조를 공전시키고 있는 데 대해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국정원 국조 특위위원 선임부터 활동까지를 모두 당내 태스크포스인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 특위'에 일임하고 있어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선 국정원 국조의 활동시한이 내달 15일까지 이제 한 달여 남았음을 상기시키며 당 지도부가 '국정원 국조 가동이냐, 김현 진선미 의원이냐'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현, 진선미 두 의원을 사퇴시키더라도 국정원 국조특위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면 민주당 내에선 "괜시리 새누리당에 양보만 했다"는 비판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정원 국조는 여야가 오래전에 합의한 것이고, 국민과의 약속이므로 어떻게든 정상화돼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