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집권 2년차를 맞아 첫 기자회견을 연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구상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렸다.
새누리당은 "국정매진의 의지"라고 호평을 한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소통 없는 변명과 반박", "절망감을 느끼게 한 기자회견"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새누리당은 6일 박 대통령의 경제개혁 3개년 계획을 골자로 한 신년구상과 관련해 "집권 2년차를 맞아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철학을 국민에게 보고하고 공유하며, 나아가 국민의 행복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더욱 국정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자리였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유일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경제개혁 3개년 계획의 핵심 의제인 공공부문 개혁과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혁신, 내수활성화 등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제는 박 대통령이 밝힌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속도감 있는 후속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며 "청와대와 정부는 신발 끈을 다시 고쳐 맨다는 각오로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지적되어 왔던 대통령의 '소통 부족'과 관련해 박 대통령을 향해 "평소 박 대통령이 '국민이 모르는 정책은 없다. 그런 것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만큼, 주요 정책에 대한 지지와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서 설명할 수 기회가 자주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유 대변인은 국회를 향해서도 "국회도 박 대통령이 밝힌 국정 운영과 각오에 책임 있는 자세로 답해야 할 것"이라며 "야당은 민생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인식으로 국민과 국가를 먼저 생각하고 국정운영에 적극 협조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들은 듣고 싶어 했던 이야기는 듣지 못하고 대통령의 일방적인 메시지만 전달받았다"고 평가절하 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기자회견장이 쌍방향 소통의 장이 아니라 일방적인 국정홍보의 장이었다"며 "국민들은 잘 짜인 한편의 각본보다 솔직한 대화를 원한다. 특검과 무능장관 교체, 경제민주화, 사회적 대타협 문제 등 주요 이슈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거나 일축했고, 대통령의 입장 변화 없었고 변명과 반박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통'과 관련해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며 '법과 원칙'을 강조한 것은 일방적 기준을 갖고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겠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며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는지에 대한 여부는 대통령의 느낌이 아니라 국민과 대화 상대방의 느낌에 달려 있다. 진정성 있는 소통 의지를 갖고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을 통한 성과로서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 "3공, 4공 때의 경제개발 계획을 다시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대외의존도와 사회양극화가 심화된 현 상황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극복대책이 없다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차갑고 잔인한 지난 1년의 통치로 국민들에게 혼란과 상처를 주었던 과오에 대한 어떠한 해명도 없었다"며 "심지어 국정철학과 상황인식은 실낱같은 기대를 가지고 오늘 회견을 바라본 국민들의 기대를 져 버렸을 뿐만 아니라 심각함을 넘어 절망감을 느끼게 했다"고 혹평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특히,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문제와 관련 '이념논쟁'으로 치부한 박 대통령에 대해 "친일인사와 5.16군사정권을 미화하고 민주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지난 역사를 폄훼한 교학사 교과서에 반발하고 맞서는 것이 헌법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면, 대통령만의 헌법이라는 것이 별도로 존재하는 모양"이라며 "대한민국 역사와 헌법에 대한 기본 인식이 이렇게 뒤틀려 있는 분이 헌정질서를 좌지우지하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극도의 위험에 빠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창당을 위한 준비모임인 새정치추진위원회는 "경제 활성화를 국정 운영의 우선순위에 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기초 노령연금 등 공약 미이행 또는 후퇴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었고, 그동안 끊임없이 약속해 온 경제민주화와 복지에 대한 언급이 아예 빠진 데 대해서도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기관 대선 개입 문제와 특검 등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데 그쳤고 노사문제와 공기업 개혁 등과 관련해서는 사회적 대화에 대한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