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상 부채…이자 등 비용 인정받아 법인세 절감
현행 규정상 증권거래세 면제 안돼 추가 입법 필요
급전이 필요해 대출을 받았는데 이것이 '빚'이 아니라 '자산'이 된다면?
기업이 부채를 늘리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은 부채와 자본의 중간적 성격을 지닌 금융 상품이다.
자금 조달이 필요할 때 만기상환의 부담 없이 투자금을 모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재무구조가 열악한 기업이 악용하거나 재무제표를 왜곡시켜 투자자 피해를 야기한다는 논란도 있어 왔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기업은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이자를 비용으로 인정받아 법인세를 절감할 수 있지만, 향후 증권거래세 부과 여부에 따라 세무 업계 이슈가 될 전망이다.
13일 금융조세포럼(회장:김도형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신종자본증권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신종자본증권과 관련한 세무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만기가 없거나 길다는 의미에서 영구채(consol bond)라고도 불리는 신종자본증권은 지난해 한국회계기준원에 의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모든 신종자본증권이 자본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당시 논란이 된 두산인프라코어의 영구채는 발행 기업이 현금 등 금융자산을 상환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자본으로 분류됐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은 자본으로 분류된 신종자본증권의 이자에 대해 법인세를 면제하고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성수현 법무법인율촌 변호사는 "신종자본증권이 국세청 유권해석에 의해 세법상 사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자와 발행비도 손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지주회사 주식 전환형의 증권거래세 과세 문제도 향후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지주회사 주식 전환형은 비상장 은행과 상장 지주가 주식 교환 계약을 맺고 지주가 투자자에게 주식을 교부하면 투자자가 은행에 상환하는 구조이다. 이때 과세 거래인 양도 거래로 인정되면 증권거래세가 부과된다.
성수현 변호사는 "법원에서는 양도 거래로 보고 있으며, 현행 규정으로는 증권거래세가 면제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자회사 주식의 소유 비율에 따라 면제가 인정될 수 있으나 이를 위해 추가 입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이자소득이 원천징수 대상이 된다. 만일 투자자가 약정에 의해 채권을 포기하면 이를 대손금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기부금이나 접대비로 본다. 단, 특수 관계자와의 거래가 아니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손금으로 인정한다고 대법원은 판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