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말 대비 8000억원 증가…금융위기 이후 최대
국내은행들이 보유한 부실채권 규모가 27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여기서 부실채권이란 은행들이 빌려준 자금 중 '고정이하(sub-standard)'로 분류된 자금을 뜻한다. 즉,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채권을 의미한다.
부실채권의 대부분은 기업여신 부실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건전성분류 실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26조6000억원으로 전년말보다 8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부실채권비율은 1.81%로 같은 기간 동안 0.02%포인트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기업여신 부실이 23조3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87.6%를 차지했다. 그 뒤는 가계여신(3조1000억원, 11.7%), 신용카드채권(2000억원, 0.7%) 순이었다.
지난 1분기 중 신규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5조2000억원이었다. 그중 기업여신이 4조원, 가계여신은 1조원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동안 정리된 부실채권은 4조3000억원으로, 대손상각(1조3000억원), 담보처분에 의한 회수(1조2000억원), 출자전환 등 기타(7000억원), 매각(6000억원), 여신정상화(6000억원) 등의 방법이 사용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 성장세 둔화 및 국내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 등 대내외적으로 불확실 요인이 상존함에 따라 엄정한 부실채권 관리를 통해 은행 건전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업여신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은행 내부신용평가 결과를 여신 건전성분류에 적절히 반영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거액 대기업여신의 잠재위험을 진단해 적정 대손충당금을 적립함으로써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해나가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