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가 만나는 곳에는 술과 음악, 춤이 있어왔습니다. 음주가무는 남녀의 긴장을 풀어주고 마음을 열게 하는 '묘약'인 듯 합니다.
현대 사회의 남녀는 나이트 클럽을 통해 이른바 '부킹'으로 일컬어지는 일회적인 만남을 갖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그 촉매 역할을 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웨이터'인데요.
나이트 클럽에서는 여성들이 곳곳에서 웨이터들의 손에 이끌려 못이기는 척 따라가고, 남성들은 좀 더 괜찮은 여성이 내 자리로 오게 하기 위해 웨이터들에게 팁, 즉 '봉사료'를 지급합니다.
최근 이 봉사료가 부가가치세 및 개별소비세 과세표준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한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다음은 봉사료에 대한 과세처분에 들고 일어난 어느 나이트 클럽 운영자의 이야기입니다.
□ 과세관청 "봉사료가 아닌 성과급" = 나이트 클럽 웨이터들은 고용계약을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별도의 임금 없이 손님들이 주는 팁, 즉 봉사료로 수입을 올립니다.
A나이트클럽의 운영자인 B씨는 평소 웨이터들이 받는 봉사료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이를 과세표준에서 제외해 부가가치세 및 개별소비세를 납부해 왔는데요.
이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61조 제3항의 "사업자가 음식·숙박 용역이나 개인서비스 용역을 공급하고 그 대가와 함께 받는 종업원(자유직업소득자를 포함한다)의 봉사료를 세금계산서, 영수증 또는 법 제46조 제1항에 따른 신용카드 매출전표 등에 그 대가와 구분해 적은 경우로서 봉사료를 해당 종업원에게 지급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그 봉사료는 공급가액에 포함하지 아니한다"에 근거합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은 A나이트클럽에서 팀장들이 봉사료로 받은 금액이 현행법상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봉사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부가가치세 및 개별소비세를 과세했습니다.
과세관청은 "현행법상 봉사료란 사업자의 용역공급에 부수해 제공되는 종업원의 언행, 친절, 배려 등에 대한 대가로 종업원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금액"이라며 "단지 신용카드 매출전표 등에 구분 기재되는 등 형식상 요건을 갖추었다고 해서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봉사료는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당 사업장에 실제로 방문한 결과 팀장의 주요 업무는 고객 접객 보다는 웨이터, 업장 관리 업무였다"며 "또한 웨이터는 매출액의 10%를 팀장은 매출액의 17%를 받는 점, 웨이터는 매일매일 봉사료를 받지만 팀장은 10일 단위로 정산하는 점으로 봤을 때 팀장들이 받은 금액은 봉사료가 아닌 성과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B씨는 "좌석의 수로 봤을 때 팀장이 관리업무만 한다면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웨이터가 28명인데 단지 관리의 목적으로 팀장을 15명을 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웨이터는 다른 직업에 비해 이직이 잦다"며 "팀장의 경우 신뢰관계가 형성돼 10일 단위로 정산하는 것일 뿐이고, 정산시기의 차이가 웨이터에게 지급하는 봉사료와 다른 매출 대비 성과급이라는 주장은 업계를 잘 모르는 소리"라며 반박했습니다.
과세관청의 처분을 납득하지 못한 B씨는 결국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심판원 "성과급이 아닌 봉사료" = 사건을 심리한 심판원은 B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A나이트클럽의 팀장들이 받은 금액이 현행법상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봉사료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심판원은 "28명의 웨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15명의 팀장을 둔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고, A나이트클럽의 팀장과 일반웨이터 간에 명확한 업무구분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이 때문에 팀장들이 받은 금액은 봉사료"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심판원은 "과세관청이 부가가치세 및 개별소비세를 과세한 처분은 잘못됐다"고 못박았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4서03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