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팀> 코이 뚜 지음, 이진구 옮김, 한경BP, 280쪽/1만5000원
스티브 잡스도 팀원이 맞았다고 인정하면서 성공
위기에 직면할 때면 팀워크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세월호 침몰로 인한 참사를 겪으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낀 것이 팀워크의 중요성이다. 세월호 선원들의 팀워크가 좋았고, 사고이후 대처하는 관계당국의 협업이 원만했다면 인명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하며 급속하게 연결되고 있다. 비즈니스환경도 다양한 협업이 절실한 시대가 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조직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이자 핵심 단위인 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팀과 조직의 미래는 팀 역량과 팀워크의 질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살아남느냐, 사라지느냐 갈림길에 설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탁월한 팀이 될 수 있는가?
팀워크 및 전략 리더십 분야 컨설턴트인 코이 뚜는 <슈퍼팀>에서 최고의 성과를 창출해 낸 전설적인 일곱 개 슈퍼팀이 어떻게 훌륭한 성과를 올렸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놓은 팀을 만든 방법과 필살 노하우가 무엇인지 짚어낸 뒤, 어떤 팀이라도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행법을 제시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가장 유능한 개인이었다. 팀원들을 “멍청이, 쓰레기들”이라고 불렀으며, 회사를 위해 일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프로젝트를 위해 일하다가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런 그에게 픽사를 운영할 때 일대 사건이 벌어졌다. 스티브 잡스는 그래픽 회사를 원했다. 하지만 팀원들은 컴퓨터 기술로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드는 영화제작사를 꿈꿨다.
스티브 잡스는 팀원들이 제작한 <룩소 주니어>와 <틴 토이>라는 광고용 애니메이션 두 편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자기가 틀렸고 팀이 맞았다고 인정했다. 그때부터 기적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픽사는 <토이 스토리>등 12편의 장편 영화를 만들었고 26개의 아카데미상을 받았으며, 한 번의 흥행 실패도 없었다. 이 모든 성과는 잡스가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혼자서는 영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시작됐다.
적십자사의 성공스토리도 팀워크의 개가이다. 2010년 1월 12일, 아이티에서 규모 7.3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20만 명이 죽고 30만 명이 다친 대재앙이었다.
지진 발생 후 몇 시간 만에 구호업무를 시작하고 기금을 보내기로 결정하는 등 재난 관리와 구호에 관련된 모든 일이 신속 정확하게 진행됐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할까.
적십자는 다국적 조직이므로 작은 마을의 자원봉사자들까지 팀에서 필요한 경험과 능력을 갖추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활동의 목표와 목표에 따른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준비된 표준 매뉴얼에 맞춰 항상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처음부터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2004년 인도양 쓰나미가 적십자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이 정도로 큰 재난이 벌어졌을 때 무엇을 준비해뒀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달라졌다. 대지진이 일어나 전 2007년부터 2년간 아이티는 최소 다섯 번의 허리케인을 겪었는데,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적십자 자원봉사자 2500명과 아이티 전역에서 활동하는 봉사자 7500명은 이런 경험을 통해 험난한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인명을 구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그들에게는 매뉴얼이 있었고 그 매뉴얼을 언제든지 사용할 준비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한국의 정부기관에서도 긴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본능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하고 훈련하는 팀워크를 갖췄다면 세월호의 참사는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지속가능한 성과를 올리는 팀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7가지 습관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공동의 목표를 가질 것을 권한다. 픽사는 위대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해 스티브 잡스를 포함한 개성 강한 인재들을 한 팀으로 뭉치게 만들었다.
둘째, 리더들의 팀을 만들라는 것이다. 2010년 골프 라이더컵에 출전한 유럽팀이 타이거 우즈가 있는 미국팀을 상태로 승리한데는 개인의 역량보다 팀워크를 이끌어낸 결과이다.
그리고 위대한 팀원을 선발하고, 성공의 조건을 창출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준비하고, 개성을 존중하고 화합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록 밴드 롤링스톤스가 결성 후 50년이 넘게 세계 최고의 밴드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개성을 존중하고 화합하는 팀워크를 갖췄기 때문이다.
갈등을 조정하고 변화를 관리하는 것도 강한 팀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이 책은 새로운 팀 분위기와 팀워크로 탁월한 성과를 올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슈퍼팀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과를 올린 생생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슈퍼팀에는 있는데 우리 팀에는 없는 것이 무엇인지, 그 부족함을 메우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코이 뚜는 코카콜라 테스코 BP UBS 등 기업과 영국 적십자, 포뮬러원 팀 등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다양한 조직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놓고 있다. 그가 이 책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은 슈퍼팀 가운데 하나인 영국 적십자에 기부한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