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올해 세법개정안이 세수확보에는 미흡하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
재정 확보를 뒷받침해야 하는 세법개정안의 방향성이 상실됐다는 우려와 함께 큰 틀에서 다시 한번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병구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7일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한 '2014년 세제개편안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강병구 교수는 "소득주도형 성장체제에 놓여있는 우리나라에서 가계소득을 증대시킨다는 정부의 세제개편안 정책방향은 옳지만, 그 방향과 상반되는 것도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지난 5일 정부가 사회보장기본계획을 발표했는데, 사회보장기본법에서는 향후 5년간 316조 규모의 재정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에만 투자계획이 60조"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제시된 세수증가 효과는 6000억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가하는 복지지출을 메우기 위한 세수확보의 '도구'로 활용되어야 할 세법개정안에 담긴 정책방향이 본질적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인 셈이다.
강 교수는 또 현재 정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생애주기형 맞춤형 복지 등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 담겼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졌다. 이에 강 교수는 매년 늘고 있는 복지지출 재원 마련을 위해 '사회보장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세수추계 부분도 문제 삼았다.
강 교수는 "이번 세법개정안 세수추계는 5680억원인데 전년에 비해 작다. 2017년까지 잘라보게 되면 계속 줄어들게 된다"며 "특히 법인세의 경우 2019년 이후에 발생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3년을 추계해보면 (세수효과는)215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올해 일몰이 되는 비과세·감면 제도는 53개, 규모로는 7조8000여억원인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비과세 감면 축소보다는 새로운 비과세 항목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라며 "세제개편 기본원칙인 세원은 넓히고 세율은 낮추는 방향에 부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