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회 공멸 위기 벗어나" 자평
새누리당은 8일 여야 원내대표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진상조사위 구성 등 합의를 이뤄낸 것에 대해 '국회 정상화' 차원에서는 박수를 보내면서도 이완구 원내대표를 향해 "야당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며 아쉬움을 토해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전날 합의에 대해 "뒤늦게나마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통해 국회가 제자리를 찾고 일하는 국회의 계기를 만든 데 의미가 있다. 국민에게 할 도리를 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주요 당직자들은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튼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세월호 협상 과정에서 야당에 끌려 다녔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큰 현안이 많이 타결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다만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직접 참여했던 저로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서로 견해를 좁히지 못한 것 중 하나가 진상조사위 구성 문제다. 5:5:4:3(여:야:대법원·변협:유가족)으로 됐는데, 기본적 저희 입장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인사를 추천해야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특수성 때문에 피해자 추천을 받아들이는 대신 유족들 추천하는 위원이 특검을 좌우하는 숫자여서는 곤란하다고 해서 5:5:4:2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는데 그것을 양보했다. 그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현재 의원은 "장기간 국회가 공전되다 어렵게 국회일정을 합의해 수고 많으셨다"면서 "하지만 아쉬움과 유감스러운 것은 지금 세월호 관련해 검경이 조사를 하고 있고 국조도 진행되고 있고, 오는 26일에는 국감도 예정돼 있다. 더욱이 특검은 상설특검이 시행 가능한데, 그동안 조사위에 수사권 달라, 특검 추천권 달라는 야당의 억지주장에 끌려 다녀 민생을 외면하게 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교훈이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아니냐. 또 세월호 때문에 서민들이 고생하고 있다"며 "야당에서도 무리한 주장을 하지 말고 새누리당도 야당의 무리한 주장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재보선 승리로 국회에 재입성한 정미경 의원은 "진상 규명의 핵심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데 있다. 야당은 그게 야당의 특성일 수 있지만 진상 규명을 위한 진상 규명을 해서는 안 된다"며 "새누리당이 이 지점에 방점을 찍고 진상 규명을 끌고 가면 새누리당에 국민들이 신뢰하고 완벽하게 박수쳐주실 것이다. 야당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협상이란 게 피차 100% 만족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해도 여러 측면에서 원내대표가 처리를 매끄럽게 못했다는 질책을 달게 받겠다"면서도 "정치라는 게 100% 완승은 없고 원칙과 타협의 적절한 절충점이라고 생각한다. 타협과 대화가 정치의 본령일진대 야당 입장 특히, 유가족들 가슴이 아프다. 100% 만족스럽지 못해도 꽉 막힌 국회를 풀어야한다는 충정에서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7일 주례회동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관련, 상설특검법 규정을 따르기로 하고 향후 진상조사특별위원회에 특검보의 업무협조를 보장토록 합의했다. 또한 쟁점이었던 진상조사위 구성과 관련해 총 17인으로 하되 여야 추천 각 5인, 대법원과 대한변협 각 2인, 유가족 대책위 추천 3인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야당이 핵심으로 주장했던 조사위 수사권 부여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주요 인사의 국정조사 증인채택 합의는 불발되어 결과적으로 여당 뜻이 더 반영됐다. 때문에 새누리당의 이 같은 아쉬움의 목소리는 재보선 승리로 인한 자신감의 표현이자 국면 전환을 위한 경제살리기 명분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