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고시 확정에 마케팅비 축소 기대
통신사 보조금 경쟁 나설 우려 여전
통신사들의 주가 하락 ‘주범’인 휴대폰 보조금 악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고시가 확정되며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규제 의지가 드러난 덕분이다.
이에 배당주에 대한 기대로 단기 급등했던 통신주들이 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단통법 시행에도 보조금 경쟁이 쉽게 사라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최근 통신주는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급등했다. 지난 한 달 동안 SK텔레콤은 10% 상승했고, KT는 13% 올랐다. LG유플러스도 8.4%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2~3일 통신주들의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11일에도 LG유플러스만이 상승하고 SK텔레콤은 소폭 하락, KT는 전거래일과 같은 주가에 머물렀다. 배당주에 대한 기대만으로는 상승추세를 이어가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주들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려면 보조금 감소와 실적 개선이 필수다. 통신주들은 언제든 보조금 경쟁에 따라 막대한 마케팅비를 쓸 수 있어 이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단통법이 통신주에 대한 우려를 씻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단통법 고시에 제조사의 반대에도 불구, 이통사와 제조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분리해서 공시하도록 하는 등 보조금 규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보조금을 투명하게 드러내 보조금 경쟁을 아예 뿌리뽑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는 통신사들이 더이상 보조금을 내세워 가입자를 유치하는 방식의 영업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실적 개선도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다.
다만 한편에서는 단통법만으로 통신사들의 보조금이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통신사들은 올해 부의 영업정지, 대규모 과징금 규제에도 불구하고 열한 보조금 전쟁을 펼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박종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보조금 감소와 이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이통산들이 서비스와 요금 차별화에 실패한다면 언제든 보조금 사용에 대한 유혹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단통법에 따라 단기적으로 마케팅비 절감을 통해 수익이 감소하지만 장기적으로 가입자당매출(ARPU)은 줄어 수익이 상쇄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고 휴대폰을 가져가거나 보조금을 안 받으면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며 “사용자가 보조금을 안 받으면 보조금 감소를 통해 마케팅비는 줄일 수 있지만 결국 요금할인 때문에 ARPU는 줄어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