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규제완화, 국가 책임 포기하겠다는 것"
새정치민주연합은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제2차 규제개혁회의에서 규제개혁을 강조하는 발언들을 문제삼으며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원인으로 지목된 세월호 참사를 지적, "국가에 대한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을 '카지노믹스(Casinomics, 도박경제)'라고 규정하며 정부여당이 추구하는 주요 경제정책에 '반대'를 분명히 했다.
새정치연합 을지로 위원회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전날(3일) 2차 규제개혁회의에서 '규제는 눈 딱 감고 확 풀어야 한다', '국회의 법개정을 언제까지 기다리겠나. 정부가 먼저하라', '남아일언중천금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남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등 규제개혁을 강조한 것에 대해 "발언과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을지로 위원회는 "안전과 생명에 관한 국가의 책임을 규제라고 부르면서 개혁해야할 대상으로 삼는 박 대통령의 조급증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불필요한 규제와 꼭 있어야 할 규제를 구분하지 않고 충분한 토론없이 진행되는 박 대통령의 보여주기식 규제완화 쇼의 이면에 가려져버린 '규제완화 후유증', '국가의 책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세월호 참사 문제를 언급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는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적폐가 되어 수백 명의 목숨을 수장시켜 버렸다. 청와대를 비롯한 주요 부처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국가가 국가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아픔이 다 가시지도 않은 지금, 유족들의 울분이 아직도 생생한 지금 대통령은 다시 규제완화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진상을 밝혀 다시는 국가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모자를 판에 대통령은 규제를 풀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을 '카지노믹스(Casinomics, 도박경제)'라고 규정하며 정부여당이 내세우는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사내유보금 과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따른 금융규제완화조치 등에 대해 "카지노를 허가하고 호화 크루즈를 다니게 하겠다는 것이고, 부채를 늘려 집을 사라고 하고, 대기업과 부자들에게 다시 세금을 깎아 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퇴직연금 제도 개혁에 대해서도 "노동자들 노후생활의 마지막 보루인 퇴직금을 증권시장에 몰아넣는 퇴직연금제도 개편을 하겠다고 규제완화를 할 테니 투자하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위원회는 "박근혜 정부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만든 법과 제도를 '규제'라고 부르면서 없애자고 한다면 을지로 위원회는 어떤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그것과 단호히 싸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자리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해야 되는 일을 해 내야만 하는 자리"라며 "대통령은 규제완화에 찬성하는 국민들만 따로 불러 만났다.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하는 저 낮은 곳의 수많은 국민들은 경찰들에게 막혀 다가갈 수 없다. 한번 뱉은 말은 중천금처럼 여겨야하는 것은 장관이나 관료들이기 이전에 대통령 자신임을 잊지 말라"고 거듭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