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베스트코가 매년 큰 폭의 손실에다 현금흐름마저 지속 적자를 보이면서 차입금이 급증하자 총자산의 질적 포트폴리오가 악화돼 좀처럼 부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영업활동에서 돈을 벌지 못하면서도 중소 식자재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몸집불리기에 나선 결과 회사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큰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 허기진 배(부족한 자금)를 증자나 차입금으로 채우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외부 수혈 없이는 독자생존이 거의 불가능한 ‘중환자’와 같은 상태에 비유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주주인 대상과 오너 일가로부터 1000억원의 증자를 받았다. 그도 모자라 금융권으로부터 차입금 조달을 위해 대상으로부터 거액의 빚보증까지 받아야만 했다.
이같은 응급수혈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과 차입금 규모가 줄지 않고 있다. 국내 식품명가인 대상의 식자재유통 계열사로서의 위상이 말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부채 증가율, 자산·자본 증가율 압도… 총자산 포트폴리오 악화
대상베스트코는 대상그룹 오너인 주주와 대상으로부터 유무형의 지원에 힘입어 단기간에 사세를 키웠다. 지난해 말 기준 납입자본금 100억원으로, 대상 70%, 임창욱 명예회장과 임 회장의 두 딸 임세령, 임상민 씨가 각각 10%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201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4년 동안 자산·부채·자본의 증감비율을 살펴보면 자산구성의 질이 악화되고 있음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 기간 중 총자산은 2010년 398.2억원에서 1888.6억원으로 약 374% 성장했다. 반면에 총부채는 3.4억원에서 1132.7억원으로 무려 3만3214%나 증가했고 총자본은 같은 기간 398.2억원에서 755.9억원으로 약 91% 늘어나는데 그쳤다.
부채의 증가율이 자산과 자본 증가율을 압도하고 있어 실속없는 성장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매출이 발생한 2011년부터 3년 동안 매년 총자산대비 자기자본 구성비는 줄어들고 부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폭 확대되고 있어 이 같은 평가가 설득력 있게 보이는 대목이다.
만성적 현금흐름 적자… 올 상반기만 차입금 214억 급증
대상베스트코의 재무구조가 점점 악화되고 있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현금흐름을 분석해보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설립 첫해인 2010년, 영업활동을 통해 6천만원을 창출하고 납입자본 40억원과 할증발행에 따른 주식발행초과금 359억원 등 재무활동을 통해 399억원을 조달했다.
대상베스트코는 이 자금으로 종속회사 지분 매입·대여금 등에 353억원을 사용하고 남은 약 47억원 가량은 현금성자산으로 비축하는 선순환의 현금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2011년 이후 현금흐름의 양태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영업활동에서 1천만원의 적자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종속기업 대여금으로 513억원과 추가 지분매입에 34억원 등 총 622.7억원을 투자활동으로 지출했다. 그 결과 부족자금 622.8억원은 빚으로 조달한 222억원과 할증증자대금 399억원을 조달해 메꿨다.
이같은 흐름은 2012년에도 이어져 영업에서 펑크난 자금과 투자활동 필요자금을 대규모 차입금과 증자를 통해 충당하는 악순환이 지속됐다. 2013년에는 종속기업의 추가적인 인수를 중단하면서 자금조달규모가 급감해 현금흐름이 한결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차입금을 끌어들여 부족자금을 충당하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대상베스트코의 현금흐름을 최악의 상태로 몰고간 해는 2012년이다. 2012년의 경우 영업활동에서 134억원 이상의 자금이 펑크난 상황에서 종속기업 대여와 지분 매입, 유형자산 등에 무려 626억원을 투입하는 무리수를 단행했다. 이때 부족한 자금을 차입금 483억원과 증자 200억원으로 메꾸었다.
이처럼 현금흐름이 급속히 악화된 데에는 '지역상권침해' 논란이 일었던 전국 주요상권 내 중소 식자재 유통 업체를 무리하게 사들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부족자금을 증자와 차입금으로 조달하다보니 지난 2010년 무차입금에서 2011년 222억원으로 늘더니 2012년 705.1억원, 2013년 740.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대상이 700억원, 임창욱 명예회장 등 오너 일가 300억원의 증자자금을 투입했다.
이도 모자라 대주주인 대상이 674억원의 빚보증까지 서야만 했다.
이같은 악순환되는 현금흐름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져 차입금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상베스트코 측은 올해 상반기말 현재 차입금이 954.9억원 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740.7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 사이에 무려 214.2억원이나 급증한 수치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중소 식자재업체 인수가 뜸해진 상황에서 이같이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업계관계자는 “대상베스트코가 ‘지역상권침해’ 논란까지 무릅쓰며 전국의 중소 식자재유통회사들을 인수·합병해 외형은 커졌지만 되레 손익은 악화되고 있다”며 “이럴 바엔 욕먹고 큰돈까지 들여가며 인수에 나선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상베스트코 측은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식자재유통 혁신과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투자해 장기적인 사업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