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최경환표' 경제정책 문제 심각"
최경환 "답변할 시간달라" 불쾌감 드러내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2라운드는 전날(16일) 열렸던 국정감사의 1라운드보다 더욱 치열했다.
기재부의 2008~2013년 세수효과 분석 자료와 주가하락 등을 가지고 박 의원은 최 부총리를 쉴새없이 물아붙였고 최 부총리도 물러서지 않고 거세게 반박하자 감정을 상하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박 의원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재부에 대한 국감에서 "'최경환표' 경제정책은 문제가 심각하다. 좌측 깜빡이를 켜는 척하다가 우측으로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부총리는 가계소득을 증대해 내수를 활성화시키기겠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한 것이 없다. 하루 사이에 부총리의 말이 바뀐다"며 "최근 뉴욕에 가서 한국경제가 괜찮다고 투자하라고 해놓고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2%로 낮췄다. 금리인하는 우리 경제가 나쁘다는 신호 아니냐"라고 따졌다.
최 부총리는 "그러면 외국에다가 우리나라에 투자하지 말라고 하냐"고 되물은 뒤 "답변할 시간을 달라. 이 많은 걸 어떻게 한 번에 대답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기다리라. 그렇게 조급해서 어떻게 경제정책을 펴느냐. 여유있게 대답하라"며 최 부총리의 감정을 건드렸고 최 부총리는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니까 그렇다. 여유를 가질만한 질문을 해달라. 물었으면 답변을 하게 해달라"고 발언, 물러서지 않았다.
박 의원은 "금리를 2% 내렸다. 금리인하 시점이 잘못됐다"고 따졌고 "저한테 시점까지 말하냐"며 불쾌감을 드러낸 뒤 "금리인하 하나만 가지고 주식시장을 말할 수 없다"고 대응했다.
이어 "경제를 망치려고 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며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수 있지만 제가 하고 있는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환율 전망에 대해 묻자 최 부총리는 "제가 그런 것을 예측할 정도로 신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고 박 의원의 감정선을 건드리기도 했다.
험난했던 박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야당 의원들은 최 부총리의 태도에 일제히 불만을 표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최 부총리의 답변이 아쉽다. 의원이 질의할 때 말을 끊거나 하는 것은 위원회의 진행을 원만하게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초래한다"며 "경험이 많으니 잘 알텐데 유독 박 의원 질문에 대해서는 굳이 중간에 답변을 하려는 것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최 부총리가 한 번 정도는 답변할 시간을 달라고 어필할 수 있다"며 "박 의원이 다 질문하고 시간을 준다고 했는데 정작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것은 딴지를 걸고 흠집을 내는 답변 태도이다. 굉장히 실망했다"고 힘을 보탰다.
최 부총리는 "저도 국회의원을 10년 동안 해서 모르는 바가 아니다"라며 "일방적으로 답변할 기회도 안 주기 때문에 단답형으로 물어주시면 답변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