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동 의원,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정 공청회 열어
허위청구 건강보험금 연간 4000억-1조원 추정
금감원 가입자 정보제공해 가입자 사전심사 강화해야
보험사기는 강력범죄와 달리 죄의식 없이 저질러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로 인해 허위 청구되는 국민건강보험금이 한 해에 4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보험사기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대동 국회 정무위원회 새누리당 의원은 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했다.
신의기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산업경제범죄연구실장은 "변사체가 발견되면 신원 확인과 함께 보험가입 여부를 따질 정도로 보험사기가 심각한 문제로 등장했다"며 "보험금을 노린 강력범죄는 주로 가족, 친척이 수혜자여서 패륜범죄로 이어지고 있어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신 실장은 "하지만 실제로는 강력범죄보다 범죄라고 인식하지 못할 가벼운 사건에서 보험사기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교통사고가 나면 뒷목부터 붙잡고 입원한 김에 푹 쉬겠다는 식의 행위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보험사기죄의 벌금형은 2012년 51% 정도로 일반사기죄의 21.2%에 비해 두 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 실장은 밝혔다. 반면 보험사기의 실형 선고 비율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 실장은 "법원은 보험사기 범죄자는 약자이고 피해자인 보험회사와 공단은 강자로 인정하고 있어 일반사기죄에 비해 보험사기죄에 대한 형량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사기로 인한 1차적인 피해는 보험사가 입지만 그로 인한 손실은 다른 보험가입자에게 전가되는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영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공심사부장은 "부적정한 입원 여부에 대해 진료를 행하는 의사와 심사평가원 사이에 다툼이 항상 존재하고 의도적인 입원인지, 병원의 과잉진료인지 판단하는데 입증의 한계가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따라서 보험사기는 사전적으로 관리해야 효율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부장은 "금융감독원에서 관리하는 가입자 정보를 제공 받아 심사에 활용하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선의의 보험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보험사기에 대해 정의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이정민 단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범죄를 저지르는 입장에서 이런 수법은 절대 잡히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모두 다 잡힌다라는 인식을 법에 넣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에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보험사기 행위가 도를 넘었다"고 전제하고 "보험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하고 제재가 약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가 선량한 가입자도 보험사기로 몰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하고 "상호보완적 측면에서 어떻게 적절하게 법안에 담아낼 것인지 고민할 문제이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국민 의식을 높일 수 있는 신고제도나 보상제도는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책당국에서는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 제고와 보험 소비자로서의 권리 사이의 균형을 적절하게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김진홍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오랜 기간 보험사기에 대한 논의가 반복됐으나 사회적 대응은 진전이 거의 없었다"며 "보험금 청구 같이 정당한 권한이 과도하게 제약되거나 부당하게 통제돼서는 보험이 효용을 발휘하는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보험사기의 예방은 적발과 제재 강도에 의해 좌우될 수 있어 적발률을 행정적으로 높이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보험을 사회적 유용한 도구로서 위축시키지 않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