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이 2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서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 = 김용진 기자)
이완구에 총선 불출마 종용…황교안에 "교언 답변" 면박
"朴대통령 국수발언, 국가원수 언어 아냐…유체이탈 화법"
'버럭 해찬'이 돌아왔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당 대표였지만 문재인-안철수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쇄신 차원의 용퇴를 한 이후, 공식적인 목소리를 자제해온 이해찬 의원이 2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선 것.
이 의원의 대정부질문은 2000년 이후 15년만이다. 특히 이날은 같은 충남 청양 출신인 이완구 국무총리가 첫 대정부질문 답변에 나서게 되어 두 사람의 '격돌'이 관심을 모았다.
참여정부의 국무총리를 지낸 6선의 이 의원은 헌정 사상 '책임총리'를 구현한 총리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이날 이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을 향한 '충고'는 날이 서있었다.
이 의원은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앞으로의 3년이 정말 중요하다. 진심으로 이 정부가 잘 되길 바란다. 이 정부가 잘 못되면 그 불행을 국민들이 껴안는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총리를 향해 현역 의원들의 입각 문제와 관련, "경제를 살려야 할 골든타임이 열 달 밖에 안 남은 장관이 부처를 잘 이끌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리까지도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전체 내각의 기강이 안 서고 흐트러질 것"이라며 "총리만큼은 총선 불출마 입장을 표명하고 내각을 책임지고 대통령을 보좌하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총선 불출마를 종용했다.
이에 이 총리는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있기 때문에 적당한 시점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이 거듭 입장을 촉구하자 그는 "이번을 저의 마지막 공직기회로 삼고 모든 걸 바쳐서 하겠다는 말씀으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이 의원은 이 총리가 여당 원내대표 시절 박 대통령에게 '각하'라고 부른 것에 대해 "봉건시대 황제를 폐하라고 부르고 왕을 전하라고 하고 대신에게 각하라고 했다. 각하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아 국민의 정부에서 폐기했다"고 지적하자, 이 총리는 "어느 정권이나 대통령을 국가원수로 예우하는 차원에서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도 썼던 기억이 난다"면서도 "그러나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재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법정구속된 것에 대해 "정치하면서 이런 건 처음 봤다. 이 하나로 박근혜정권의 정통성은 완전히 무너졌다. 전두환 대통령 때에도 이런 국정원 선거개입은 없었다. 어쩌다 이 나라가 이런 꼴이 됐는가"라고 맹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통령이 도움 받은 건 없다는 걸 인정하지만 그러나 이쯤 되면 국가원수로서 사과해야 한다"고 사과를 촉구했다. 또한 "원 전 원장과 같이 서울시에서 일해 봐서 잘 아는데 혼자서 이런 일을 할 위인이 못 된다"며 배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의 '퉁퉁 불은 국수를 먹게 된 경제가 불쌍하다'는 발언에 대해 "국가원수의 언어가 아니다"라며 "한 사람의 언어는 그 사람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과 사고 능력을 보여주는데 대통령이 사돈 남 말하듯이 유체이탈 화법으로 말하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면서 "세월호 참사 때 7시간 동안 대면보고 한번 없었다는데 그동안 수백 명의 인명이 수장됐다"라며 "이건 국가의 부작위에 의한 살인행위다. 국가가 아무런 손을 안 써서 많은 사람이 살인 당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세월호 인양은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예의다. 국가가 살인행위를 하고 아직도 이에 대한 결정을 못하고 있느냐"라고 일갈했다.
이 의원은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에 대해서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겨냥,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해산 과정 보면서 헌재가 이 나라를 정말 망친다고 생각했다"고 맹비판했다. 이와 관련 황 장관이 "충분히 법리를 검토해 결정한 것"이라고 이 의원의 질의 도중 답하자 "질문하지 않았다. 질문하지 않았다"며 "진실한 답변이 기대되지 않기 때문에 들어가시라"고 몰아붙였다.
이 의원은 황 장관에 대해 "2년간 지켜봤는데 (황 장관은) '교언'으로 답변할 뿐 진심으로 하지 않는다"며 "진정성 없는 답변은 들을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