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와 지방회 '윈윈' 하자" = 안수남 회장은 세무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본회와 지방회의 갈등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그는 "본회가 지방회를 일일이 통제하려하니 숨이 막힌다"며 "본회는 대외문제, 회원서비스는 지방회를 주축으로 하는게 서로 윈윈"이라고 말했다.
한국세무사회의 앞으로의 2년을 결정할 세무사회장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유래없는 3선에 성공하며 최장기 집권을 이뤄낸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 지방회와의 갈등, 공익재단 논란, 세무사랑2 등 다사다난했던 정 회장의 임기도 이제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정구정 회장의 집권기간을 되돌아보고 평가해 회장 선거전에 뛰어든 예비후보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더 나은 세무사회가 되도록 비전을 제시하기에 적합한 시점이다.
이에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제3대 한국세무법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세무법인다솔 안수남 대표이사와 만나 세무사회와 정구정 회장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Q. 정구정 세무사회장의 행보가 회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익재단 논란, 세무사회장 급여인상 등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세무사회를 정구정 회장이 가장 잘 알고있기 때문에 조직의 틀을 만든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그럴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후 민주적 절차로 끌고갈 수 있을지가 의심스럽다.
내가 세무사회 활동을 할 때만 해도 회직자들의 재임기간이 길어봐야 3~4년이었다. 지금 회직에 있는 이들을 보면 회직이 직업이 되어버렸다. 본업이 세무사고 회직은 일시적 봉사여야 하는데 반대로 된 현상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회직에 그렇게 몰입해도 세무사 사무실 운영에 아무 문제가 없는지 궁금하다. 회직에 전념하는 것이 세무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보다 득이 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정구정 회장이 앞으로 세무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려고 치밀하게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회원들이 우려하고 있다. 또한 2~4년 후에 또 어떤 결심을 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회원들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면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회직자들이 회를 장악하여 자기들 의도대로 회를 이끌어가려 하고 정 회장은 퇴임후 공익재단이사장이라는 자리에서 영향력을 미치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정치 집단화된 게 문제다. 세무사회는 정치집단은 아닌데 그렇게 됐다. 내 편이 아니면 적이 되어버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Q. 세무사회가 공익재단을 설립하면서 이사장을 정구정 회장 본인으로 하고, 회장을 선출하는 이사들을 자신의 측근으로 임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세무사회원들은 세무사회 제규정에 따라 공익회비를 매년 납부해야 하는데 세무사회는 공익재단을 통제하거나 감사할 수 있는 어떤 권한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 세무사회 공익재단이라는 것이 맞는 컨셉인지는 모르겠다. 공익재단은 기부단체인데 회비를 강제적으로 낸다는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최초 도입할 때부터 강제성을 띤 회비납부는 이치에 맞지 않다고 얘기한 바 있다. 본인 돈을 내서 해야 맞는 것이다.
세무대리 수임받아서 관리하고 있는 거래처에게 기부를 받아다가 납부하라고 하는데, 중간브로커 역할을 하라는 것인가.
회원들 중 공익재단이 아니라도 남모르게 기부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부를 표시 내면서까지 해야할 필요가 있는지, 이것이 세무사회의 실질적 발전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
예산을 지원해주면 감시감독을 하고 관리를 해야하는데 회에서 공익재단에 돈이 건너갔으면 최소한 보고와 통제를 해야한다. 감사기관도 없고 무소불위로 돈을 쓰고, 방만한 운영을 해도 관리감독이 안되는데 믿고 맡기라는 것은 공조직이 아니다.
Q. 차기 세무사회장이 전임 윤리위원과 업무정화위원 중 1/3을 그대로 재임명해야한다는 규정이 있다. 차기 회장이 전임 위원들에게 발목잡하지는 않을까.
☞ 정 회장 이전까지는 이런 규정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새 사람이 뽑히면 새 부대에 새 술을 담아야 한다.
굳이 윤리위원과 업무정화위원만 놔두는 이유가 무엇인가. 선임부회장 제도를 도입해 임기를 현회장과 달리 하는 것도 회무의 연속성을 살리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전임 집행부의 뜻을 반영하기 위해서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회무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이라면 상임이사나 이사도 일정비율 유임해야 는 것 아닌가.
윤리위와 업무정화위는 징계와 관련된 부분이다. 회라는 것은 그 조직의 20%만 장악해도 다 끌고갈 수 있다.
1/3을 내 사람으로 심어놓으면 내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쪽 사람들이 징계를 받는 것을 막거나 누군가를 표적삼아 징계를 줄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세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Q. 본회와 지방회간의 고질적인 갈등도 문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게 있을까.
☞ 본회장도 선출직이고 지방회장도 선출직이다. 지방회장도 운신의 폭이 있어야하고 권한이 있어야한다.
모든 것을 본회에서 하려고 하니 갈등이 생긴 것 같다. 교육비에서 잉여금이 남았을 경우 어떻게 처리할 지 본회 나름대로 기준이 있을 것이다.
교육비 횡령과 관련하여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지 못해 답변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에 의하면 개별적인 횡령행위 등은 없다고 한다.
교육예산을 편성해서 일을 하다보면 잉여금이 생긴다. 교육비가 남지 않는 교육인원을 300명으로 잡았다면 만약 200명만 왔을 경우에는 돈이 모자란다.
하지만 400명이 올 경우에는 돈이 남게 된다.
수익자 부담 형식으로 교육생들이 자기 돈을 내서 교육을 받은 뒤 돈이 남으면 그 사람들에게 돈이 돌아 가는게 맞지 않나 생각이 된다. 또한 규정의 미비나 불합리함으로 빚어진 갈등이라면 정상적으로 규정을 바로잡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가 도시개발을 할 때도 돈이 남으면 그 지역 사람들이 돈을 쓰도록 법이 되어있다.
돈이 남아 지역협의회에 운영자금으로 뒀다면 그것도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본회에 귀속시키지 않았다고 횡령, 배임 이런 말이 오가면 봉사차원에서 회무를 보는 사람으로서는 좋지 않다.
잉여금을 사적으로 썼다면 당연히 징계하고 형사고발해서 처벌받도록 해야하는데 지금까지 처리하지 않고 질질 끌고 있다면 이 부분도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회장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들 중 전 중부회장인 2명이 그 일에 관여가 되어있다고 알고 있다. 이게 계속 징계사유로서 남게 된다면 회장선거가 제대로 되겠는가. 대체 지금까지 이 사안을 끌고온 저의가 무엇인가. 이미 처리가 되었어야 한다.
본회는 지방회 역할이 확대되도록 도와주고 지방회는 자기 역할이 본회에 도움이 되도록 긴밀한 협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본회와 지방회간 업무영역 다툼이 있는 것처럼 회원들이 오해하고 있다.
서울청장은 중부회장과 만나면 안될 이유라도 있는가. 외부 기관과의 MOU체결은 본회에서만 해야된다고 하는데 지방회에서도 해도 본회에 도움이 되지 않나.
마을세무사 제도를 본회에서 해야만 효율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무사고시회에서 아이디어를 내서 했다면 격려하고 칭찬해야하는 것이 마땅하다. 세무사회를 위한 일이면 서로를 위한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신뢰를 하면 안되는 것인가.
지방회 교육은 하나부터 열까지 본회의 승인을 받도록 한다고 한다. 지방회가 과연 능력이 안돼서 그러는 것일까. 지방회 나름대로 강사와 과목을 선정해서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 것을 일일이 통제하려하니 숨이 막히고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소한 지방회의 회원에 대한 서비스와 교육은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맞다고 본다. 본회는 대외문제, 회원서비스는 지방회를 주축으로 하는게 서로 윈윈일 것이다.
Q. 정 회장이 세무사회장 연봉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렸다. 공인회계사회장, 변리사회장보다 연봉이 많다는데 어떻게 보는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나.
☞ 회 전체를 위해 쓰일 돈이 회장에게 필요하다면 금액을 늘려도 상관없다.
하지만 세무사회 내에서 회장본인의 위상을 강화시킬 쪽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세무사회에 특별한 일이 있을 때는 연봉을 늘려도 되지만 상시적으로는 공인회계사보다 높을 이유가 없다.
사실 판공비로 쓸 일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국세청에 쓰는지 세제실에 쓰는지 국회의원들에게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한 것 같지는 않다.
지방회장은 연봉이 아예 없다고 한다. 예경사비나 지원하고 있을 것이다.
Q. 세무사회는 회장에 대한 견제가 부족한 듯 보인다. 다시 말해 법치(法治)가 아닌 인치(人治)로 돌아가는 조직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다.
☞ 앞으로 어떤 회장이 당선되더라도 현재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봤을 때는 회장의 독점적 권력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이미 여러 가지가 있다. 감사와 이사회, 상임이사회가 이미 있다.
하지만 지금 위의 회직을 맡고 있는 분들 중에 회무경력도 짧고 회에 대한 통찰력도 부족한 분도 상당수 있다고 생각된다. 때문에 정 회장 혼자 좌지우지 한다는 말이 나온다.
경험도 있고, 회무에 대한 철학도 있고, 회장의 '예스맨'으로 전락하지 않을 사람이 회직을 맡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회장들은 상임이사나 이사들을 지역별, 연령별 친소관계를 따지지 않고 폭넓게 인재를 등용하지 않았다.
사람의 문제지 시스템의 문제는 아니다. 허수아비로 만들어버리면 허수아비로 되는 것이다.
참모들은 경륜과 여건과 철학이 있는 사람들을 선임해야 한다.
Q. 앞으로 진정 회원들을 위한 세무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또한 이번 선거가 올바른 후보를 뽑는 바람직한 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치러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는가.
☞ 대통령이 물러나더라도 차기 정권에 개입을 하지는 않는다.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집행부가 다음 집행부를 구성함에 있어서 영향력을 발휘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뽑힌 회장이면 능력, 경륜과 상관없이 회장으로 받들어야 한다. 그런게 아닌 일부 특수세력에 의해 호도되어 전체 회원이 아닌 몇몇 사람의 의도에 의해 선출된다면 세무사회가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 회무를 장악하려는 몇몇 사람들에 의해 끌려갈 것이라고 본다. 회원들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선거가 치뤄져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어떤 회원이 진정성을 갖고 있고 절박함과 철학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교육장과 행사장에서 회원들 손만 잡아보는 것이 전부고 공약(公約)이 공(空約)이 되어버린다.
언론사가 됐든 임의단체가 됐든 후보들의 자질검증을 할 수 있는 공개토론을 제도화했으면 한다.
선거가 축제가 되어야 하고 선거가 끝나면 하나가 되어야 한다. 편가르기나 하고 있고, 회직동안 자신의 편이 아닌 이들은 회무에 관여도 못하게 하고 발도 못 붙이게 하는 행태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더불어 임의단체들이 하고 있는 일들을 회 차원에서 지원해 줘야 하는데 임의단체가 본회로부터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격려와 더불어 예산지원을 해주고 인적, 물적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약력]안수남 세무법인다솔 대표이사
▲1958년 ▲전남 함평 ▲동신고, 남서울대 세무학과, 연세대 법무대학원(조세법 전공) ▲국세청 경력 13년 ▲제18대 한국세무사고시회장 ▲한국세무사회 이사(2009년~2011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 위원(2009년~2011년) ▲세무법인다솔 대표이사 ▲제3대 한국세무법인협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