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물가상승률의 3배 급등
김기준 의원 "박근혜 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지난해 전세대란의 영향으로 은행권에서 새롭게 빌려간 전세자금만도 16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전세자금 신규대출 규모는 16조1000억원으로 전년도의 전세자금 신규대출액 보다 42% 증가했다.
잔액기준으로도 전년보다 25%가 늘어 35조원을 넘겼다.
김기준은 이같은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는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김기준 의원은 "소득은 게걸음인데 전세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전세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빚내서 집사라’는 식의 잘못된 부동산정책이 중산층과 서민의 전세대출 급증과 주거불안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실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동안 전국 전세가격은 44%, 아파트 전세가격은 58% 급증했다. 이 기간 전세가격 상승률은 물가상승률 14.1%의 세 배가 넘는다. 전세가격이 연 평균 6.3% 상승했기 때문에 2년 뒤 재계약할 때마다 기존 전세금의 15%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꼴이 됐다.
이 때문에 2008년 이후 전세대출은 8조6000억원에서 35조1000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은 7조9000억원에서 16조5000억원으로 2.1배, 은행권 전세대출은 7000억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7배나 늘었다.
신규 취급액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은 5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은행권 전세대출은 4조원에서 10조6000억원으로 2.7배 증가했다.
국민주택기금은 정부 정책에 따라 주택 구입자금 대출 비중이 늘어난 반면 은행권은 2010년부터 전세대출을 경쟁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은행 전세대출이 폭증한 것이다.
은행별 전세대출 잔액을 보면 신한은행이 5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 3조7000억원, 국민은행 3조4000억원, 하나은행 2조3000억운 순으로 많았다.
김 의원은 "매매시장 위주의 부동산가격 부양이 아니라 전월세 대책 등 주거안정을 목표로 부동산정책의 근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 제도적 대책과 전세대출 금리 인하 등 단기대책을 통해 주거안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