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앞서 국회법 개정을 놓고 친박계로부터 '사퇴'압박을 받는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이재오 "메르스 대책 세워야할 때 靑 정쟁 유발"…이인제 "대통령-여당, 운명공동체"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유승민 원내대표 ‘때리기’에 연일 나서는 것에 대해 비박계 의원들이 반박하며 정면충돌했다.
특히 비박계 중진 의원들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 사망자가 3명으로 늘고 3차 감염까지 되는 등 확산일로에 있는 상황에서 '내부갈등'에만 치우친 청와대와 친박계를 강하게 질타했다.
다만 김무성 대표는 "민생에 전념할 시기에 야당이 엉뚱한 주장을 하면서 국민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며 "당내 책임 공방으로 가서는 안 되고 그럴 이유도 없다. 지금은 당이 하나 되는 모습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 내분사태에 대한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 의원은 먼저 메르스 사태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안일함을 질타하며 "첫 번째 환자가 죽는 날 청와대는 뭘 했나. 국회법 못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중에) 환자가 죽어나가고 늘어나는데 뭘 했나"라고 메르스 발생 후에도 국회법으로 국회와 갈등을 빚은 청와대를 비난했다.
이 의원은 "지금이야말로 당정청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메르스 확산 방지를 통해 국민 불안을 해결해야 할 시기인데 청와대가 앞장서서 정쟁을 유발하는 발언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가 (메르스로) 사람이 죽은 다음에 처음으로 관계 장관회의를 했는데 다른 말을 할 수 있는 양심이 있느냐"며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메르스를 해결한 후에 해야지 연일 방송에 대놓고 당정 협의 필요 없다는 둥, 못 받아들이겠다는 둥 하는 것은 정부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는 공무원연금법을 통과시키는 것이 이 정부의 최대 업적이라며 목표로 내걸고, 청와대도 지도부에 5월 중에 공무원연금법을 통과시키라고 했다"며 "그러면 야당은 자기들이 얻을 수 있는 명분을 고집하는데 당신들이 공무원연금 개혁의 실리를 챙겼으면 명분을 줘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국회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기한 내에 통과시켰으면 수고했다 잘했다 할 일이지 국회법을 놓고 세상 시끄럽게 하는 것이 정치 수준이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태가 이렇게 됐으면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지 특정 당직자를 성토하거나 그만두라 마라 그걸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저는 지금까지 비주류이면서 당직자 그만두라는 소리를 해본 적이 없다"고 유 원내대표 ‘사퇴’를 압박하는 친박계를 비판했다.
이어 "국회법 개정안이 단독으로 처리 됐나. 최고위 추인을 안했느냐"며 "협상 과정을 원내대표에게 위임했는데 잘못됐다면 공동책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친이계 중진인 정병국 의원도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를 보며 이게 문제가 있었다면 정치인, 국회의원 모두의 책임"이라고 유 원내대표 힘 싣기에 나섰다.
정 의원은 특히 "여당 국회의원 모두의 책임이지 유승민 원내대표 혼자만의 책임이냐고 되묻고 싶다"며 "당 지도부라 하는 최고위에서 책임 공방을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비박계 중진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친박계 일부 최고위원들도 재반박에 나섰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그 전에는 심각한 줄 몰랐다 쳐도 결과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그 심각성을 전문가, 정치인들이 지적하고 있다면 한번 쯤 국회법 개정안이 그대로 가야하느냐에 대해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여러 가지 협의 과정에서 올바른 정보가 공유되지 못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 삼을 수 있다고 본다"며 "결과적으로 우리는 순진했고, 야당은 국회법 개정안을 정략적으로 사용하는 의중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안 되더라도 국회법 개정은 할 수 없다는 청와대 뜻이 전달이 됐다고 한다. 그러면 못하더라도, 늦추더라도 전략적 조율을 마쳤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우리 당 중심이고 최고 지도자"라며 "대통령과 여당은 운명 공동체다. 그게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