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을 알려주는 신호 중 하나는 출퇴근길 대중교통 속의 퀴퀴한 냄새다. 날씨가 선선할 때에는 몰랐던 체취는 소위 말하는 ‘홀아비 냄새’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같은 체취를 혼자 사는 중년남성들에서만 나는 특유의 냄새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흔히 홀아비 냄새는 ‘집안에 여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여성이 사용하는 화장품 등의 냄새가 사람 몸에서부터 나오는 퀴퀴한 잡냄새를 잡아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집안 구석구석에 화장품 냄새가 섞이고 집안사람에게 다시 간접적으로 향기가 배게 하는 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취가 강한 사람은 온 집안을 자신의 냄새로 진동하게 만든다.
이같은 ‘노인성 냄새’의 주범은 불포화알데하이드인 ‘노네날’이다. 체내 대사능력이 떨어져 노폐물의 분해와 배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때 발생한다. 주로 40대 이후 천천히 피부에 불포화알데히드 양이 증가하면서 쾨쾨한 냄새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자신의 몸에서 홀아비 냄새가 나는 것을 인지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미 자신의 코에 체취가 익숙해져서다. 오랜 동안 흡연해왔다면 후각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해 냄새에 더욱 둔감하다.
직장에서 사람들이 어쩐지 자신이 지나치고 나면 인상을 찡그린다든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앉는다면 한번쯤 자신의 체취가 어떤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체취가 느껴진다면 이제부터라도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얀 피어슨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피부노화 박사는 “하루에 30분 이상 유산소운동을 하고, 물을 자주 섭취해 노폐물을 빼내라”며 “운동으로 신체 활동력을 높여 체내 노폐물 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냄새는 자연히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자주 샤워해도 냄새가 제거되지 않는다면 몸 구석구석 꼼꼼히 씻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샤워 시 피지선이 발달한 겨드랑이, 무릎 뒤쪽, 귀 등을 꼼꼼히 씻어 악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래도 제거되지 않는다면 노네날 제거 기능이 함유된 클렌저를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샤워해도 집 밖에만 나서면 쾨쾨한 냄새가 나는 사람은 억울함을 느낀다. 여름철에는 땀까지 흘러 악취를 더욱 심하게 만든다. 땀으로 인한 지방산과 체취가 섬유에 스며들어 악취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평소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땀 냄새를 억제해주는 데오도란트(deodorant)를 사용하는 게 좋다.
생활 속에 밴 체취도 함께 지워야 한다. 우선 같은 옷을 세탁하지 않고 여러 번 입는 것을 피한다. 노네날과 냄새가 계속 밴 옷은 체취를 풍기기 쉽다. 게다가 짙게 밴 땀 냄새는 세탁만으로 제거하기 어려우므로 여름철에는 그때그때 입은 옷을 빨도록 한다. 자기 전에는 꼭 샤워하고 침대에 눕는다. 침구에 밴 노네날 냄새도 체취를 증가시키는 요소다.
근본적으로 체취를 줄이려면 음식에 신경쓰는 게 좋다. 섭취하는 음식이 체취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아기에게서는 젖내가 나고, 육류를 즐기는 서양인에게는 치즈 냄새가, 향신료를 자주 섭취하는 인도인에게서는 카레 냄새가, 한국인에게는 마늘 냄새가 난다고 한다. 몸에서 나는 좋지 않은 냄새를 줄이려면 가급적 채소와 과일을 자주 섭취하고 술, 담배는 멀리하는 게 상책이다. 헬스오 정희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