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접경지역 주민 "오늘은 집에 갈수 있으려나…"

뉴스 지켜보는 화천 최전방 대피 주민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22일 오후 강원 화천군 최전방 주민들이 북한의 포격 우려에 따라 대피한 목재체험장에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잠자리 불편, 농사 차질 걱정…회담재개 결과 기대"

주민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TV로 전해지는 속보를 주시했으나 남북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성군 명파리 주민 김모(71·여)씨는 "잠자리도 불편하고 혹시나 무슨 일이 있을까 봐 하는 걱정에 잠을 거의 못잤다"며 "오늘은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김진수 철원군 대마리 이장은 "서로 기 싸움하고 체면치레를 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크게 기대할 게 없었던 만남이었다"며 "농사도 못 짓고 대피하는 사태가 반복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후에 재개되는 고위급 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섞인 반응도 있었다.

명파리의 또 다른 주민은 "남북의 고위급 회담 소식에 일단 안도하고 있다"며 "오후에 회담이 재개된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봐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속보 지켜보는 대피 주민들 22일 오후 강원 화천체육관으로 대피한 최전방 주민들이 대형 모니터를 통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함흥근 화천군 산양1리 이장은 "어제처럼 긴박한 상황은 지나갔으니 잘 해결될 거라는 희망을 걸고 있다"고 기대를 밝혔다.

한편 강원도 내 접경지역 일부에서는 주민 대피명령이 해제됐다.

양구·인제군은 군 당국과 협의해 전날 오후 7시 30분께 주민 2천400여명에 대한 대피명령을 해제했다.

철원군 철원읍 대마1·2리와 마현1·2리 주민 153명은 대피명령이 해제되지 않았으나 대부분 귀가했으며 화천·고성 주민 1천4백여명은 대피소에서 뉴스 속보를 지켜보며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