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로 인기를 모은 은지원, 이수근, 이승기, 강호동(왼쪽부터)이 웹예능 '신서유기'로 다시 뭉쳐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불편한 시선도 적지 않다.<사진은 '신서유기' 포스터>
조회수 폭발 불구 강호동·이수근 출연 논란
예능계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리는 나영석 PD가 TV에 갇혀있던 기존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을 벗어나 '웹예능'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나영석 PD가 속해있는 CJ E&M의 tvN에서 제작하고 대형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방송되는 '신서유기'가 지난 4일 베일을 벗었다.
'신서유기'는 TV 방송이 아닌만큼 시청률이 아닌 조회수로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 예상대로 첫 날 공개된 본편 1~5회는 일주일 만에 조회수 1000만건을 돌파하는 성공을 거뒀다.
예고편과 제작발표회 등 기타 영상과 두 번째 공개된 본편 6~10회까지 포함하면 나영석 PD가 밝혔던 손익분기점인 2000만건을 열흘 만에 넘어섰다.
과거 나영석 PD가 연출을 맡았던 KBS 2TV '1박 2일'의 원년 멤버 개그맨 강호동, 이수근, 가수 은지원, 이승기가 함께 해 향수를 그리워하던 팬층을 성공적으로 공략한 '신서유기'. 호흡 면에서 이미 완벽함을 갖춘 멤버들이 나영석 PD와 다시 의기투합해 신선한 재미를 안기고 있지만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불법도박·탈세·이혼 등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거나 구설에 올랐던 멤버들이 대거 뭉쳤다는 사실 때문이다.
지난 2011년 탈세 의혹에 휩싸였던 강호동은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가 1년여 만에 방송에 복귀했으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불법도박 협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던 이수근 역시 기간을 다 채우고 tvN 'SNL 코리아' 게스트로 2년여 만에 돌아왔으나 수많은 비판 의견에 시달렸다.
물의를 빚은 연예인의 자숙 기간이 정해져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서유기'가 강호동이나 이수근에게 마치 면죄부를 주는 것처럼 보일 여지는 충분하다. 이에 '신서유기' 제작발표회 당시 나영석 PD는 논란 부분에 대한 확실한 언급을 피한 채 "부담을 많이 느껴 사전 모임 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할 말이 없어 장소를 옮겼다"고 밝혔다.
실제 각종 SNS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도박한 연예인을 가볍게 예능으로 다루는 게 불편하다", "이건 이수근 일병 구하기" 등 누리꾼들의 비판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이수근은 "'신서유기'를 용서받는 계기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쉬는 동안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니 방송이었고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여겼다"고 말해 간을 보는 듯한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일각에서는 규제가 없는 온라인이라는 틀을 이용해 거침없는 표현과 광고주를 향한 호객행위가 펼쳐진다는 점도 곱지 않게 보고 있다.
앞서 제작진은 '신서유기'에 대해 CJ E&M이 100% 제작비를 대고 일절 광고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실제 방송에서는 회차마다 15초짜리 광고가 계속 나오고 출연진은 노골적으로 브랜드명을 말하고 있다. 한 투자회사는 광고심의 규제가 없는 '신서유기'를 매력적인 수익모델로 보고 있다고까지 전했다.
최근 한 매체는 "온라인 무료 영상물은 심의나 등급분류 대상이 아니라 모든 연령 시청자 등급이 책정됐다"며 "각종 브랜드가 여과없이 노출되는데에 대한 진지한 논의도 없다"고 지적했다.
'신서유기'가 TV라는 틀을 깨고 새로운 방송 환경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주목되지만 수익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뒤따라올 사회적 부작용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곱씹어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