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강행한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제 시작"이라며 국정교과서 저지 투쟁 강화를 선언했다.(사진 새정치연합)
與 '노동개혁-민생' 강조 국면전환…野 "반드시 이길 것"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서둘러 하반기 국정과제인 노동개혁과 '민생'을 강조하며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야당은 "이제 시작"이라며 국정교과서 저지투쟁을 더 강화할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4일 최고·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는 결코 나올 수 없다"고 강조하며 전날(3일) 고위 당정청(黨政靑)회의 내용을 언급하며 "노동개혁을 중심으로 4대 개혁과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가 시급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야당을 겨냥했다.
특히 김 대표는 국회 일정을 보이콧 중인 새정치연합을 겨냥해 "여연(여의도연구원)에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며 장외투쟁을 하는 것에 대해 조사했다"며 "조사결과, 국회 활동에 참여하면서 (국정화에)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67%나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전 연령층, 전 지역별 모두가 압도적으로 이런 수치가 나왔다"면서 "한중 FTA에 대한 공감도를 묻는 질문에도 공감한다는 의견이 64%나 됐다. 이 역시 전연령, 전지역별로 이런 수치가 나왔다"고 말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정부의 국정화 확정고시에 대해 '유신시절 긴급조를 떠오르게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정당하고 합법적으로 이행된 확정고시 절차를 불법이라며 무작정 몰고 있다"며 "막말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황 사무총장은 "야당은 여야가 합의한 모든 국회 일정을 파기하고 정파적 이익을 위해 역사교과서에 간섭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며 "국회의원은 국회에 있어야 한다. 예정대로 의사당으로 와서 민생 챙기기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등 야권은 "역사교과서를 지키는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면서 국정교과서 저지 투쟁 강화를 밝혔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당은 모든 국민과 함께 역사교과서를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강행은 역사 교육을 획일적이고 전체주의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일제가 내선일체의 주입식 역사교육을 시작하고 유신이 획일적 교육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박근혜 정부는 역사교과서로 정쟁을 일으켜 민생의 무능함을 숨기려 한다"며 "민생이 걱정됐다면 평지풍파 일으키지 말 일"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문 대표는 '국회 보이콧'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의식한 듯 "정부의 민생 무능과도 싸워 나가겠다. 정부의 국정화 고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국민 분열과 이념정쟁을 일으키는 박근혜정부와 맞서 싸울 것이다. 국민통합으로 민생을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전날 황교안 국무총리가 담화문에서 '현 검정교과서가 1948년을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북한은 '국가 수립'의 해로 기술했다'고 한 부분에 대해 "건국을 1948년으로 못 박은 황교안 국무총리의 발언은 헌법 정신을 부정한 '내란선동'이다"며 "헌법의 기초도 모르는 엉터리 법률가를 보는 마음이 정말 아연하고 처연했다"고 맹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 수립'이라 기술한 것은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임시정부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며 "3·1 독립선언을 통해 건립된 임시정부야말로 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의 합법적 독립국가임을 보증해주는 유일한 증거이며, 따라서 우리 헌법 전문도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거짓선동을 해서라도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관을 주입하겠다는 것으로, 검정교과서에 대한 '악마의 편집'을 넘어 '창조편집'의 경지를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또 "황 총리는 고등학교의 99.9%가 좌편향 교과서를 선택했다고 하면서 검정제도가 실패했다는 궤변까지 늘어놓았다"며 "10년 전 '역사에 관한 일'을 정권이 재단해선 안 된다'고 했던 박 대통령은 더 이상 자기모순적 언행을 포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역시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황 총리의 담화문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동원해서 마치 간첩사건 수사 발표를 보는 느낌을 가졌다"며 "이런 걸 시키려고 공안검사 출신을 총리를 앉혔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지 않았겠나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심 대표는 국정교과서 저지투쟁과 관련해 "확정고시로 끝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이제 시작"이라며 "빨리 끝날 싸움은 아니지만 반드시 이길 싸움이다. 정의당은 지금 재벌 퍼주기에 정신없는 새누리당에 맞서서, 또 민생파탄에 맞서서 시민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역사 교과서 불복종 운동과 민생 지키기 병행 투쟁을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