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安 전대 제안, 대결하자는 것"…野지지층 '文체제 유지' 찬성 높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사진)는 3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제안한 '혁신전당대회'를 거부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전당대회는 해법이 안 된다. 내 제안은 협력하자는 것인데, 전대는 대결하자는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어 "제 제안은 혁신과 단합을 위해, 함께 힘을 합치자는 것인데, 전대는 한 명을 선택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지난 29일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를 꾸리자는 문 대표의 제안을 거절하며 내년 1월 중에 혁신전당대회를 열자고 역제안한 바 있다.
그는 "혁신전대에는 문 대표와 저를 포함한 모든 분이 참여해 혁신의 구체적 내용과 정권교체의 비전을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며 문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안 전 대표의 제안에 나흘 만에 답변을 내놓은 문 대표는 "제안 취지와 달리 총선을 앞둔 사생결단, 분열의 전대가 될 수밖에 없다"며 "그러다간 공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게 당 대표직을 사퇴한 후 다시 전대에 나서라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며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 깨끗이 그만 두고 뒤를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표는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고 총선을 준비해나가겠다. 빠른 시일 내 총선기획단·총선정책 공약준비단·호남특위·인재영입위·선대위 등을 순차적으로 구성해 총선체제에 돌입할 것"이라고 총선체제 돌입을 선포했다.
이어 "총선 전에 당내 단합과 야권 통합을 통해 여야 1대1 구도를 만드는데도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그동안 시간 허비가 있었던 만큼 발 빠른 행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공천혁신과 인적 혁신·정책 역량·유능한 경제 정당·든든한 안보정당·실력 있는 정당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단합도 과거에 안주하는 단합이 아니라, 혁신을 위한 단합, 혁신위의 단합이어야 한다. 제게 주어진 책무가 바로 그것"이라며 "당원과 국민들이 저를 당 대표로 뽑을 때 내린 명령이 우리당을 혁신해서 바꾸라는 것이었다. 그 명령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과거에 머물러서는 당을 바꿀 수 없고, 이길 수 없다"며 "혁신위가 만든 혁신안,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 또한 우리당에 필요한 더 근본적인 혁신들을 내 책임으로 해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과 문 대표 체제 유지에 대한 여론조사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BS노컷뉴스가 지난 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새정치연합의 지도체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문 대표 사퇴 후 전당대회 개최'를 찬성한 응답자는 26.7%, '문 대표 체제 유지' 찬성은 24.4%가 나왔다.
이번 조사는 무선(50%).유선(50%) 전화임의걸기(RDD)를 활용한 자동응답(ARS)방식이며 표본오차가 ±4.4%포인트(95% 신뢰수준)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지지층에 응답은 결과를 달리했다. 설문 대상자 500명 가운데 새정치연합 지지층 22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문 대표 체제 유지'가 32.9%로 가장 높았고, '문 대표 사퇴 후 전당대회'가 21.4%였다.
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총선 체제에 지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 與野, 선거구 획정…지역구 소폭 늘리고 비례 축소 잠정합의
국회가 3일 새벽 내년도 예산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키자, 본격적인 내년 총선 쟁점인 선거구 획정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재개됐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은 이날 오전 선거구 획정 ‘중재안’을 위한 회동을 가졌다.
회동에서는 농어촌 선거구 축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체 지역구 수를 소폭 늘리는 대신 비례대표 수를 줄이기로 잠정합의했다.
이에 따라 '균형의석제'를 주요 내용으로 한 이 위원장의 중재안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여당이 강조하는 농어촌 지역대표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야당이 도입을 주장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성격을 지닌다.
중재안은 현 246석인 지역구 의석을 260석으로 늘리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부분적으로 적용해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수를 현재 10%의 최소 과반(5%)을 비례대표로 보장해주는 내용이다. 균형의석제는 3% 이상 정당득표율을 얻은 정당을 대상으로 하며, 정당득표율에 비례한 의석수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정당에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정개특위 활동시한이 끝나는 오는 15일까지 여야는 오는 5일 양당 대표·원내대표, 정개특위 위원 등이 참여하는 회동을 갖고 선거구 획정 문제를 재차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