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북경색에도 '초강경모드'…野 대화채널 재가동 촉구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과 관련, 새누리당은 7일 북한인권법 처리를 야당에 압박하면서 나아가 '자위권 차원의 핵개발'을 주장하는 등 강경모드를 내세웠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북 핵실험과 관련해 정부여당에 초당적인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핵실험을 인지하지 못한 정부의 안보 불감증을 비판했다. 특히 새누리당 정권 8년간의 강경 대북정책 실패를 지적하며 6자 회담 재개와 대화채널 재가동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 규탄하며 "보이지 않는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테러방지법, 김정은 정권에 신음하는 북한 주민 인권보호를 위한 북한인권법을 국회에서 통과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야당을 향해 "야당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국민안전을 내팽개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어제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우리로 하여금 지구상 가장 위험한 불량국가를 이웃에 둔 것을 확인한 계기"라며 "김정은 정권은 한반도 평화 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협하면서 국제사회 파괴자, 통제불능의 골칫덩이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구상에 상종하는 최대의 위협이 바로 손에 잡히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북핵과 테러"라며 "야당도 국민들이 안심 할 수 있도록 정쟁을 중단하고 국가안보 수행에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나아가 "북한이 계속 우리 머리에 핵무기라는 권총을 겨누고 있는데 우리가 언제까지 계속 제재라는 칼만 갖고 있을지 답답한 상황"이라면서 "북한의 공포와 파멸의 핵에 맞서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을 가질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원 원내대표는 "6자회담 등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이 이제 4차 핵실험까지 마친 마당에 북핵 해법을 계속 이대로 할 것인지 전면적인 재검토를 할 시점에 오지 않았나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임의 대통령제 속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핵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이 바뀌었다"면서 "그동안 도발, 제재, 보상이란 악순환이 되풀이됐고 북핵은 더 이상 잠재적 위협이 아니라 실제적 위협으로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강력히 응징하고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갖춰야 한다"면서 "지금은 여야가 하나로 뭉쳐서 국민의 불안감을 씻어줘야 하며, 그런 차원에서 내일 본회의에서는 여야가 대북규탄결의안 채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날 북한 4차 핵실험 도발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정부당국의 안부무능을 비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은 이번 핵실험을 동북아 평화를 해치는 것으로 단호하고 명확하게 규탄한다"며 "오늘 외교통일위에서 국방위와 협의해 여야 공동으로 규탄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안보에 여야 있을 수 없다"며 "정부여당과 초당적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당국의 무능을 얘기 안 할 수 없다"며 "국정원은 1, 2, 3차 핵실험은 플루토늄, (고농축) 우라늄이고 그것은 사실상 북한이 공개를 했기 때문에 징후를 파악했던 것인데 이번에는 전혀 무감각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수소탄 같은 경우 사실이라면 정말 한반도에 위기를 불러올 수 있을 정도"라며 "수많은 국내 전문가들이 주장한 3년 주기설에 따라 어느 때보다 핵실험 가능성 많았는데 눈 뜬 장님이었고 어제 국정원장도 국정원의 패배를 자인했다"고 일갈했다.
그는 "더 담대한 대화와 협상만이 유일한 선택지"라며 "노무현 정권 시절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는 인도적 지원이 북한의 핵을 유발하고 살상무기 증대에 역할한다고 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이를 끊었는데 훨씬 가공할 기술과 무기가 다가왔다"고 꼬집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의 첫 수소탄 핵실험 성공 발표와 관련해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지만 그 북한에 그 남한"이라며 "수소폭탄이라면, 우리 정부의 깜깜이 정보에 국민은 불안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정보위원을 6년 하고 질문한다. 미사일, 핵실험, 핵잠수함, 수소폭탄 등 모든 실험 후 정부는 과소평가했지만 분명한 것은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부 보고대로라면 북한은 곧 망해야 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8년간도 퍼주기를 했느냐"고 꼬집었다.
특히 외교통일 전문가로 외부영입 3호로 당에 입당한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미 수년 전부터 북한이 수소탄 가능성을 주장해왔다"면서 "핵을 개발하는 나라들이 저는 '3종 세트'라고 표현하는데 플루토늄탄, 우라늄탄, 그다음에 이제 남은 게 수소탄이다. 그런데 우라늄까지 만든 나라가 수소탄을 또 안 하겠는가"라고 정부의 안일한 인식을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북한이 변할 수 없는 핵개발 계획을 가지고 실천해 가고 있다고 해석을 한다"며 "(때문에)대북정책에 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된다고 전문가들 얘기가 많다. 북한 때문에 6자회담이 진전이 없고 8년 전에 중단해 버려 6자 회담 무용론까지 나온 상황이지만 대화의 채널은 유지해가야 최고위층에서의 대화도 가능하고 설득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예 차단이 돼버리고 접촉이 안 돼버리면 무엇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는가"라며 "남은 것은 강압적인 조치밖에 없는데 경제 제재, 유류적 제재는 단교인데 단교가 얼마나 (북한에) 효과가 있느냐"고 거듭 대화채널 재가동을 촉구했다.
